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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주)선우엔터테인먼트 강한영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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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주)선우엔터테인먼트 강한영회장

입력
200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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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선우엔터테인먼트의 강한영(姜漢榮) 회장집무실은 늘 차(茶) 향이 가득하다.회장실을 찾아오는 손님들이면 예외없이 전통 차 한 잔을 대접받기 마련이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회장실 한 켠에실내 정원과 함께 꾸며진 아담한 온돌방에서 넉넉히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머리를 깨끗이 비우고 명상할 수 있는 여백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출 규모만으로는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한 선우가 강원도 문막에 ‘동심원’(同心院)이란 연수원을 세운 것도 직원들로 하여금 일을 잊고 푹 쉬게 하려는 강 회장의 배려이다.

애니메이션의 단순 OEM(주문자생산)방식 생산업체에서 영화, 출판, 광고, 테마파크 등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대변신을 모색하는 선우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스튜디오.

20~30대 젊은 작가와 괴짜 감독들이 포진한 작업실들이 가득 들어섰지만, 넘치는 활기 저변에 차분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강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

책상을 넘나들며 차분히 의견을 나누는 직원들만 있을 뿐, 짙은 담배 연기 속에서 고성이 오가는 만화가 작업실 특유의 분위기는찾아볼 수 없었다.

선우는 총매출의 80%에 달하던OEM 방식 애니메이션을 올 해 60% 이하로 뚝 떨어뜨려 창작 및 온라인 애니메이션과 영화, 광고, 이벤트 사업, 게임 등에 주력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작품의 내용이나 제작 기술이 아닌 일본의 포켓 몬스터처럼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과 같은 부가적인 창작물의 뒷받침에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축제장과 방송국 녹화장을 만들어 온 노하우를 살려 결국에는 애니메이션캐릭터를 앞세운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이 선우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인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적어도 5년 이내에 일본의 토토로나 월령공주같은 공전의 히트작을 만들어낼테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캐릭터 상품과 테마파크를 개발하겠다”며 “우리나라의 디지털기술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시나리오와 기획력만 따라준다면 조만간 자동차와 반도체를 뛰어넘는 수출 효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의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의월트 디즈니사이다.

선우는 현재 모기업인 선우엔터테인먼트와 선우프로덕션, S&PI, C&Film, 애니비전 아메리카 등 계열사를 필두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테마파크와 관련된 국내외 8개 업체와 제휴를 맺고 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발굴을 위해 각종 해외 만화 경연대회와 부천 애니메이션 축제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선우는 또 개발ㆍ연구 및 마케팅부문에만 전력하고 제작 분야는 영세업체에 하청을 줘 애니메이션 업계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 회장은 “10여년 동안 디즈니와 유니버설사의 하청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인의 취향을 철저히 파악하고 있다”며“10월 KBS에서 방영될 TV 만화 시리즈 ‘스페이스 힙합 덕’을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수염이 멋드러진 강한영 사장. 그는 일본의 스튜디오 지부리,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와 같은 세계적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꿈꾸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누구

나이 : 55세(1947년생)

출생지 : 서울

학력 : 대광고(65년)-홍익대 응용미술학과(67년)

경력 : ㈜선우프로덕션 설립(74년)

‘별나라 삼총사’ ‘타임머신 001’ 등 국산 만화영화4편 국내 최초로 수출(79년)

㈜선우애니메이션 설립(89년)

㈜애니비전 아메리카 현지 법인 설립(90년)

한국광고제작사협의회 회장(92~95년)

한국방송광고공사 공익광고협의회 위원(95~97년)

㈜그림샘 설립(97년)

㈜S&PI 설립(99년)

주량 : 소주 1병

골프 실력 : 3년차 (핸디 12)

가족 관계 : 부인과 2남1녀

■선우 제작 TV애니메이션 '스페이스 힙합 덕'

올 10월 KBS2 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인 ㈜선우엔터테인먼트의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힙합 덕’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색다른 트랜드의 만화영화이다.

이 만화영화는 힙합을 좋아하는 천방지축 말썽쟁이 오리 ‘힙합 덕’과 늘 투덜대면서도 힙합 덕과 떨어져서는 살지 못하는 ‘왕자’, 살아있는 우주선 ‘아르고’ 등 3인조 주인공이 엉뚱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벌이는 코믹 액션물.

미소년ㆍ소녀가 등장하는 이전까지의 국산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탄탄한 시나리오에 따라 기괴한외모의 주인공들과 개성있는 150여 가지 조연급 캐릭터들이 등장해 어른들조차 웃게 만드는 가족용 애니메이션이다.

요즘 7~10세 어린이의 니즈(Needs)를 철저히 분석한 선우의 기획 방향은 예쁘지 않은 캐릭터의 요절복통 코미디.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전개가 시청 포인트라고 선우측은 설명했다.

선우는 이와 함께 국내 애니메이션업계 최초로 아케이드 및 PC용 게임을 방영과 함께 출시해 인기 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선우의 소현희(蘇賢姬)PD는 “엉뚱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그대로 PC에 옮겨놓은 게임과 봉제인형, 완구, 학용품 등 각종 캐릭터 팬시용품을 동시에 개발해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의 새 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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