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던 한국 작가주의 영화가 ‘내집’을 갖게 됐다.지난해 펼쳐졌던 ‘와라나고(‘와이키키 브라더스’ 등 4편) 살리기운동’은 상업적으로만 덩치가 커진 한국 영화시장의 구조적인 모순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지금도 전국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가 10편이 안 되는 극심한 극장의 과점 현상.
문화부가 22일 발표한 ‘한국영화ㆍ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융자금 지원’은 그 모순을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전용관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우리나라에도 실질적으로 이뤄지게 된 셈이다.
현재 국내에는 ▦예술영화 전용관 (하이퍼텍 나다 및 씨네큐브의 3개 스크린) ▦한국 영화 전용관(허리우드 , 강변CGV, 킴스씨네마, 녹색극장, 롯데월드 예술관, 씨네포엔 극장의 각 1개 스크린) ▦청소년영화 전용관 (정동스타식스) 등 9개 스크린이 전용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문예진흥기금 환급 외에 별다른 지원이 없어 사실상 이름 뿐인 상황.
극장업계에서는 전용관에 대한 대폭적인 세제혜택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경부에서 반대입장을 고수, 결국 문화부가 ‘자금 지원’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크린 당 15억원의 융자지원은 일년에 1억5천만원, 한 달에 1,200만원의 자금지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혜택이 적은 것은 아니다.
이광모 백두대간 대표는 “자금때문에 전용관을 꺼려 왔던 이들에게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운용방안”이라며 환영하는 입장.
씨네큐브, 하이퍼텍 나다 등 몇몇 전용관이 컨소시엄 구성의 주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용관이 확보되면 예술, 작가주의 영화만을 배급하는 전문 배급사도 탄생할것으로 보인다. 대형 배급사 논리에 휘둘렸던 우리 영화계의 ‘모세 혈관’이 튼튼해지는 셈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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