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22ㆍ고려대)의 실격파문을 둘러싼 한국선수단 지도부의 대처방안에 대해 국민의 비판이 식을 줄 모른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 3명을 배출한 나라의 스포츠외교 수준이 고작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느냐는 질책인 것이다. 그 중심에는 김운용 대한체육회장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자리잡고 있다.
김 회장은 박성인 한국선수단장이 “폐막식불참을 고려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인 23일 성명서를 통해 “한국선수들은 폐막식에 동료선수들과 함께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치러진 동계올림픽의 대미를 축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폐막식불참 철회는 당연한 결정이다. 이에 대해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판정추문으로 얼룩진 대회를 ‘성공적’으로 평가한 것은 듣기에 따라서 해석이 다를 수 있다. 물론 국제스포츠계의 지도자로서 김 회장이 대의를 위해 밝힌 외교적으로 수사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체육계의 수장으로서 걸맞은 말인지는 의문이다.
굳이 그의 직책을 IOC위원이 아닌 대한체육회장겸 KOC위원장으로 명기한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IOC위원은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자격이다. IOC를 상대할 때 한국스포츠를 대표하는 기구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다. 러시아와 일본이 심판의 편파판정을 문제삼을 때 NOC가 앞장섰다.
김동성이 ‘오노 영웅만들기’에 나선 미국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혹 때문에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당연히 KOC위원장인 그의 언행은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김 회장이 직접 나서 공식적으로 항의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금메달 한 두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어도 국제무대에서 우리선수가 부당하게 대우받았다면 러시아나 일본처럼 IOC나 국제빙상연맹(ISU)으로부터 최소한의 해명이나 사과를 받아야 했다. 최근 수년간 김 회장이 국제스포츠계의 영향력있는 인물 ‘톱10’에 들었다는 보도를 접하곤 했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보인 행보는 KOC위원장, 대한체육회장의 책무를 망각했다는 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다. IOC위원이전에 국가를 대표하는 NOC위원장이자 대한체육회장이 아닌가.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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