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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4년 / 김대통령의 심경 - '마무리'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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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4년 / 김대통령의 심경 - '마무리'에 승부

입력
200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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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ㆍ29 개각 며칠 전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고문은 청와대 김한정(金漢正) 제1부속실장의 전화를 받았다.“대통령이 주변에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무척 외롭다”는 내용이었다.

김 실장의 전화는 박지원(朴智元) 특보를 재기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고 당내 설득을 요청한 것이었지만, 이는 바로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심사를 잘 보여준 사례였다.

그렇다고 김 대통령의 외로움이 인간적 관계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취임 때 품었던 구상들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지역화합은 요원해진 지 오래이며 정치권의 갈등도 그칠 날이 없다.

재벌과의 유착은 끊었지만 여권 인사들의 비리는 끝없이 드러나고 있다. 남북화해의 원대한 그림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어렵기만 하다.

나름대로 국정에 헌신했는데도 그만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있는 듯하다.

김 대통령은 24일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을 통해 밝힌 취임 4주년을 맞는 소회(所懷)에서도 그런 속내를 드러냈다.

취임하자 마자 IMF경제위기로 업무를 시작해야 했던 상황, 외환위기 극복, 남북정상회담, 민주적 권리의 신장을 회고하는 대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가 엿보인다.

“지난 4년간 힘껏 노력했다”“국민도 스스로 해낸 경제개혁에 대해 자랑할 자격이 있다”는 언급도 있다. 그 동안의 업적을 강조하는 저변에는 바로 정당한 평가에 대한 바람이 깔려있다.

그렇다고 김 대통령이 아쉬움이나 외로움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김 대통령은 최근 “처음과 중간을 아무리 잘해도 마무리를 잘 못하면 모두가 잘 못한 것이 된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

국민 지지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지금, 그는 마지막 1년을 통해 ‘역사의 평가’를 얻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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