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2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대해 “부시 패거리와는 상종할 생각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부했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발표, “부시가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노골적으로 내정에 간섭해 우리를 압살해 보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보다 선명히 드러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인 이날 담화를 통해 부시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협상을 통한 북미관계의 개선 가능성이 극도로 불투명해졌으며 남북대화 재개도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담화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분리한 데 대해 “우리 최고수뇌부(김정일 국방위원장)를 함부로 건드리고 우리 제도를 헐뜯은 것은 그가 설사 인간으로서의 초보적인 이성마저 잃은 사람이든, 정치적 미숙아이든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담화는 이어 “우리식대로 끝까지 강경 대응해 나갈 것이며, 우리를 건드리는 경우에는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그러나 담화에서 남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예상 이상의 격렬한 어조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반발, 당분간 북미관계가 진전될 여지가 줄어들었다”면서 “북미관계가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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