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차원/에드워드 홀 지음/최효선 옮김/한길사 발행/1만2,000원인류학자 에드워드 홀(88)의 저서‘숨겨진 차원’은 건축학도의 필독서로 꼽힌다. 인간에게 편안하고 쓸모 있는 공간의 설계를 위해 염두에 두어야 할 여러 가지 문화적ㆍ환경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의 문제가 왜 인류학자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을까. 인간이 공간을 만들고 사용하는 방식을 탐구한 그는 공간과 인간 소통의 문제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이 관계를 ‘프록세믹스(proxemics)’라는 새로운 용어로 지칭한다. 타문화 간 갈등의 한 요인이 개체 간의 거리 즉 공간을 지각하는 형식의 문화적 차이에 있다는 게 홀의 주장이다.
어떤 문화권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거리가 주먹 하나 정도일 때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거리가 어깨 너비일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 같은 공간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충돌을 빚게 된다는 것이 홀의 주장이다.
홀은 환경과 인구, 인종 문제등이 농축된 거대도시의 문제를 인류의 미래와 직결된 것으로 파악한다.
현대의 도시는 모든 편리와 불편을 동시에 지니면서 인류의 골칫거리를 제조하는거대한 공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도시의 인간화’를 꿈꾸는 그는 앞으로의 도시 계획에 기존의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심리학자와 인류학자, 동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집단이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홀이 주목한 것은 소통의 다양한 방식 중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숨겨진 차원’은 비언어적 행동 양식인 공간을 탐구하고 문화와의 상관성을 짚은 저서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문화를 넘어서’ ‘침묵의언어’ ‘생명의춤’등 홀의 문화인류학 4부작이 완간됐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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