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 아이스 스포츠 콤플렉스.“한바퀴만 더 돌아” 전명규 감독의 한마디에 잠시 휴식을 취하려던 선수들이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빙판을 질주한다.“현수야, 거기서 더 파고들어야지” 다음날 열릴 쇼트트랙 남자 1,500m와 여자 3,000m 계주 경기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내일 경기는 일주일째 막혀있는 한국의 금맥을 다시 뚫는 동시에 심판의 모호한 경기운영으로 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던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세우는 중요한 기회. 때문에 전 감독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비장해보였다. “세계 최강 한국 쇼트트랙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겠습니다.”
전날 발표된 엔트리는 남자가 에이스 김동성(고려대)과‘겁없는 신예’ 안현수(신목고), 이번 대회 메달의 주인공 고기현(목일중)과 최은경(세화여고) 등으로 짜여있다.대표팀 맏형으로서 명예 회복의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김동성은 “4년간올림픽만 생각하고 훈련했는데,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대진운은 좋은 편. 김동성은 1,000m에서 운 좋게 금메달을 건진 브래드버리(호주)와 함께 비교적 약체인 4조에 속했고, 안현수가 속한 1조도 사토루 테라오(일본) 외에는 강자가 보이지 않는다. 여자3,000m 계주는 한국이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종목이지만, 객관적 전력상 중국에 처져 금메달을 낙관할 수없다. 하전 감독은 며칠 전부터 “중국을 넘어설 비책을 마련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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