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부시 방한) 반대ㆍ찬성집회, 불탄 성조기, 시민들은 안도….’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이틀째인 20일,반대 집회가 곳곳에서 벌어진 가운데 시민들은 부시대통령의 ‘평화 제스처’에 안도의 표정을 내비쳤다.
경찰은 이날 주요지역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철통경계를 폈으나 신고된 집회는 봉쇄하지 않고 ‘방어적 대응’으로 맞서 불상사는 없었다. 그러나 집회 도중 성조기가 불타고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등 부시 방한의 그림자는 이날도 짙게 드리웠다.
■ 집회ㆍ시위
한총련, 21세기 진보학생연합 등 대학생 단체 소속회원 800여명은 오후 1시 한양대 안에서 ‘부시방한반대 청년학생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집회 도중 성조기를 태우다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민중생존권쟁취 전국민중연대, 전국연합 소속 회원 700여명도 오후 1시부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부시방한 반대 궐기대회’를 갖고 종묘공원까지 행진했다. 부시 방한에 반대하는 단체 회원 1,500여명은 이날 4시께 종묘공원에 집결해 `부시방한 반대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환영집회도 곳곳에서 열렸다. 자유시민연대와 참전전우회 회원 600여명 오전 11시부터 서울 용산구전쟁기념관 앞에서 부시 환영행사와 ‘안보궐기대회’를 가졌다.청량리역 광장, 신촌로터리 등 서울시내 26여곳에서 산발적인 ‘부시방한 환영집회’도 열렸다.
■ 경찰 경비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 주요지역과 도라산역 일대 등에서 철통경비를 폈다. 특히 도라산역에서 2km정도 떨어진 경기 파주시 통일의 관문에는 대통령 경호실과 군ㆍ경이 오전 6시30분부터 2개의 저지선을 설치해놓고 일반차량의 통행을 금지했다.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 반경 1km이내에는 경찰 8개 중대, 1,000여명이 배치돼 4중경비가 펼쳐지는등 ‘준 전시상황’을 방불케 했다. 대사관저 인근 덕수궁,정동극장 등에서는 차량에 행인에 대한 검문검색이 실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 시민 반응
이날 평화와 대화에 초점을 맞춘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 본 시민들은 ‘다행’ ‘걱정이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모(36ㆍ회사원ㆍ서울 강동구)씨는 “그동안 부시의 강경발언에 우리가 지나치게 노심초사한 것 같다”며 “평화에 비중은 둔 미국측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관계를 개선에 더욱힘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김경민(金慶敏ㆍ정치외교학) 교수는 “서로의 입장차는 드러났으나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 ‘대화로 해결한다’는 합의는 의미있는 성과”라며 “’악의 축’발언 이후 우리측의 대응과 반응을 점검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부정적인 시각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이상현 대변인은 “기존의 대북인식에 변화가 없는 미국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전제조건 없는 즉각적인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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