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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잃은 독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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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잃은 독일 녹색당

입력
200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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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병력파견방침 승인등 연정참여뒤 정체성 혼란유럽 환경보호 및 반전운동의 핵인 독일 녹색당이 창당 22년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1998년 사민당과의 연정 파트너로 정권에 참여한 뒤 현실주의자와 원칙주의자 간의 노선 갈등이 커진데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지도가 급락하고있기 때문이다. 9월 총선에서는 의석 진출선인 5% 지지 확보마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럽 녹색 운동을 선도해온 독일 녹색당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체성 상실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사민당의 해외병력 파견 방침을 승인한 것은 반전이라는 기본 이념을 뒤엎은 것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녹색당의 간판 스타로 외무부 장관에 입각한 요슈카 피셔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중도좌파 노선을 충실히 따르면서 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공습을 적극 옹호했으며 지난해 아프간 파병때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이번 선거에서 자녀양육에 대한 관심을 핵심적인 이슈로 하겠다고 공약, 핵무장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문제 등에 주력하려던 당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에 실망한 녹색당 창립멤버와 핵심당원들은 잇달아 당을 떠나고 있다. 창립자중의 한명인 볼프 디터 하센클레버는 당은 새로운 충전을 위해 야당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지난 총선에서 아프간 파병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출당된 한스 크리스치안 슈트로에벨레 의원은 “녹색당은 이제 운동을 계속할 지 정당으로 남을 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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