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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저가 중국産 밀물…세계는 '공급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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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저가 중국産 밀물…세계는 '공급과잉'

입력
2002.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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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주요 제품 보급이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세계최대의 생산공장인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거의 전 품목에 걸친 무차별적 공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경제는 공급과잉이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 경우 세계적 디플레이션 및 저성장의 심화와 함께,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지속성장에 치명적 장애에 부딪힐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잉실태

삼성경제연구소가 분석한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5대 핵심업종의 수급상황을 보면, 공급과잉률이 7~42%의 달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쪽은 자동차로 지난해 전세계 생산능력은 7,700만대인 반면 수요는 5,400만대에 불과, 무려 42.6%의 공급과잉이 빚어졌다.

업계의 구조조정에도 불구, 2008년에도 1,950만대의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화(합성수지 기준)도 공급과잉이 15.5%에 이르고 있다. 국내(한화-대림간 자율빅딜)는 물론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2005년에도 7%의 과잉공급은 지속될 전망이다.

철강은 1995년 16%를 정점으로 공급과잉률이 낮아지고있고, 특히 올해들어 시장수급의 균형조짐이 엿보이고 있지만, 10%대 공급과잉 구조는 200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은 9.8%의 공급과잉 상태이나, 향후 과잉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만성적 공급과잉은 종전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장치산업인 중화학공업에서 점차 첨단 정보기술(IT)분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반도체의 경우 일본기업의철수,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의 투자감축, 마이크론-하이닉스의 결합노력 등 빠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도 7% 안팎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진원지는 중국

공급과잉의 핵심은 중국이다. 지금도 가격경쟁력으로 무장한 ‘메이드 인 차이나’가세계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경공업에서 중공업, 첨단 IT산업까지 중국은 전 품목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WTO 가입을 매듭지은 중국의 ‘세계시장 공급자’역할을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철강의경우 중국에서만 생산능력이 매년 1,000만톤씩 늘어나고 있으며 조선도 도크가 본격 가동되는 2003년이후 공급과잉이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자동차 유화 반도체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다.

■경제적 타격

공급과잉이 심해지면 저가제품의 홍수로 물가상승률 하락→자국내 기업 채산성악화→부도 급증→경기침체 가속화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1920년대의 대공황도 과잉공급에서 비롯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 “중국의 등장이 전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수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수출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수출환경이 악화함에 따라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그만큼 환율경쟁도 격화할 공산이 크다”며 “공급과잉구조가 고착돼 경기회복이 어려워진다면 수출지향적 경제체제를 갖춘 우리나라로선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세계적 공급과잉에 대비해 새로운 주력산업을 육성하고, 기존 설비를 조기에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출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내수시장을 키우고, 특히 지역경제협력을 강화해 중복설비의 구조조정을 위한 한ㆍ중ㆍ일간 ‘빅딜’같은 공동대응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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