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 출전한 보네타 플라워스(29).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가장 많은 200명이 넘는 선수를 출전시킨 미국 선수단의 유일한 흑인선수이다.돋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관심을 끌지 못할 것도 같았던 플라워스는 질 배큰과 호흡을 맞춰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봅슬레이에서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해 동계 올림픽사에 큰 획을 그었다.
흑인들이 보통 겨울 스포츠에 관심이 없듯 플라워스도 처음에는 여름 스포츠인 육상 멀리뛰기에 몰두했다. 대학시절 35개 대회에서 우승하고 미국 랭킹 10위 안에도 4번이나 들만큼 촉망받는 육상 선수였지만 그는 끝내 하계올림픽출전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드니올림픽 출전이 좌절돼 운동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하던 2000년, 플라워스는 한 육상 대회에서 자신의 운명을뒤바꿀 광고를 보게 됐다.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서 브레이크를 담당할 사람을 구합니다.’
방향을 조절해야 하는 운전사와 달리 출발할 때 뒤에서 봅슬레이를 민 뒤레이스중에는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면 되는 브레이크맨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 체력이나 신체 조건에서 누구보다 앞서 가볍게 테스트를 통과한 플라워스는 광고를 낸 보니 워너와 호흡을 맞춘 지 딱 한 달만에 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을 2위로 통과했다. 하계가 아닌 동계올림픽에서 꿈에도 그리던 올림픽무대에 발을 디딘 것.
지난해 말 파트너를 배큰으로 바꾼 플라워스는 이후 월드컵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뒀지만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동료들의 그늘에 가려 당초 목표는 동메달 획득이었다.
이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플라워스는 인터뷰 내내눈물을 그치지 않으며 "하계올림픽에 나가려고 그렇게 연습했는데 신의 뜻은 다른데 있었나 보다"라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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