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신 현금결제'..고가 흥정 주주들 '백기'동원증권의 현대금속 우선주 공(空)매도(주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매도 주문을 낸 뒤 결제일 전까지실물 주식을 확보해 결제하는 매매거래) 사건이 결제 마감일인 19일 증권거래소의 ‘시가 수준 현금결제’라는 충격요법으로 결제 불이행 사태를 가까스로피했다. 주당 수백만원대의 보상을 요구하며 ‘사이버 시위’를 벌였던 일부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현금으로 줄 테니 불만이 있으면 소송으로 해결하라”는거래소와 매도창구인 동원증권의 배짱 전략에 ‘백기(白旗)’를 든 것이다.
동원증권은 이날 오전까지도 결제해야 할 주식 1만5,000주 가운데 8,000주 가량만 확보, 오후4시까지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나마 8,000주는 소액 주주들을 설득해 시가(1만1,550원)보다 2배 가량 높은 주당 2만원선에 사들였으나,나머지 주식은 주주들이 주당 100~200만원, 심지어는 수천만원까지 요구하며 매도에 불응,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동원증권측은 이 같은 처지를 거래소에 알렸고, 거래소는 기꺼이 원군이 됐다. 오전에 동원증권과 거래상대방인 9개 증권사 관계자들을 모아 대책을 논의한 끝에 ‘주식 대신 현금’으로 결제한다는 강공책을 내놓은 것. 결국 공매도를 한 증권사를 “혼내주겠다”는명분으로 버티던 ‘시위대’도 시가의 2배 정도인 주당 2만원에라도 주식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사이버 농성을 풀었고 동원증권은 이들로부터주식을 추가로 확보해 무난히 결제를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 실물 인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그에 상응하는 현금으로 손해를 배상하면주식인도의무는 소멸된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며 “결과적으로 실물결제가 이뤄져 법적인 다툼의 여지도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현대금속우선주에 대한 매매정지를 20일부터 해제키로 했다.
거래소는 결제가 이행된 만큼 해당 증권사에 대한 징계는 없겠지만, 이번 사태가 주문실수에 의한 것인지,고의적인 공매도로 인한 것인 지 조사해 공매도로 확인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발행물량이적은 우선주에 대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문에 대해 자동 검색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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