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0만여명 주둔속 군사훈련단 파견 명분미국이 대 테러전 등 수행을 위해 아시아 각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 주둔 병력을 늘리는 등 활발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는 한국전이나 베트남전 등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과거 50년 이래 최대 규모인 10만에 가까운 미군이 이미 주둔하고 있지만, 필리핀 군사 훈련단 파견을 필두로 한 미군의 증강은 조만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이 구체화할 경우 미군 병력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ㆍ일본 등 기존의 장기 주둔 병력과는 별도로 최근 미군 파견을 본격화한 곳은 필리핀이다. 특수 부대원 160 명을 포함해 최대 660 명 규모로 6개월 동안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미군은 17일 필리핀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의 본거지인 남부 바실란섬에 도착해 본격적인 훈련준비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대한 미군 파병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미 의회는 최근 동남아 각국 군 장교들을 위한 대테러 훈련 계획 수립법안을 승인했으며 그 동안 인권 시비를 우려해 견지했던 대 인도네시아 군사 원조 금지 정책도 재검토할 움직임이다.
미 정부 고위 관리들과 군 지도부도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나 다른 테러리스트들의 추적을 위해 이들 국가와의 군사협력 증대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보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테러 조직 활동이 더 위험한 데 반해 이들 국가와의 군사 협력은 지지 부진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으며 조만간 연례 합동군사훈련 수준을 넘어서는 지원을 가시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중앙정보국(CIA)은 동남아 지역의 다른 동맹국들과 대 테러 대응팀이나 정보 요원들에 대한 무장 지원 및 훈련을 시작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미군은 또 아프가니스탄전을 위해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서남ㆍ중앙아에 이미 군사 교두보를 마련했으며 수백 명의 주둔 병력을 둔 호주와 싱가포르와의 군사 협력도 더욱 긴밀히 할 움직임이다.
이 같은 군사력 증강은 대 테러전 지속은 물론 대량 살상무기의 생산ㆍ수출 국가를 압박하며 유일강대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미국의 계산과 군사훈련 및 최신 무기 획득의 이점을 노린 해당 국가들과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때문이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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