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나를 꺾은 선수에게 설욕한 사실이 우승만큼이나 기뻤다.” 18일 오스트리아 레온딩에서 열린 오스트리아국제오픈유도대회 66㎏급 준결승. 한국유도의 기대주로 유난히 지기 싫어하는 악바리로 통하는 이원희(21ㆍ용인대ㆍ사진)는 설날 연휴 열린 파리오픈대회 결승에서 금메달을 빼앗아간 아렌시비아(쿠바)와 다시 마주섰다. 이원희는 아렌시비아를 특기인 빗당겨치기로 공략해 절반승을 따고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는 우승소감에 앞서 준결승전 승리 얘기를 먼저 꺼냈다.고등학교 시절 무서운 10대로 손꼽히던 이원희(21ㆍ용인대)가 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의 산토스에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고 우승, 마침내 세계 유도계에 이름을 알렸다. 국내대회 실적증명서는 수상기록으로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지만 국제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이원희는 우승까지 4번의 경기에서 3번을 한판승으로 이겼다. 전날 100㎏급 장성호(24ㆍ마사회)와 이날 이원희, 73㎏급 최용신 (24.마사회)가 1위에 올라 한국은 금 3, 동 2개로 남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원희는 서울 홍릉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동네 유도장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유난히 운동신경이 발달한 그에게 유도는 취미에 불과했지만 YMCA 대회에 출전, 정규선수를 연이어 메치면서 눈에 띄어 유도명문 보성중학교로 스카우트됐다. 보성고 1학년 때 척추분리증으로 운동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몰렸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집념이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평상시 체중이 70㎏ 정도여서 대회 때마다 감량의 고통을 겪는다. 보성중학교 때부터 10년째 현 대표팀 사령탑인 권성세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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