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피겨 콴-슬루츠카야, 첫金 도전 '숙명의 격돌'세계의 시선을 사로 잡을 6분40초의 드라마가 막을 올린다. 동계올림픽의 꽃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부문이 20일(한국시간) 솔트레이크 아이스센터에서 ‘제 1막’ 규정종목(2분40초), 22일 ‘제2막’ 자유종목(4분)으로 은반의 여왕을 가린다.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겠다는 미국의 미셸 콴(21)과 ‘러시아의 자존심’ 이리나 슬루츠카야(23)가 주연상을 놓고 연기 대결을 펼친다.
세계선수권 4회 우승, 전미선수권 5연패(連覇)를 포함한 통산 6회 우승의 경력을 지닌 콴은 미국에 사상 7번째 금메달을 안길 준비를 마쳤다. 4년 전 나가노올림픽 때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막판에 팀 후배 타라 리핀스키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악몽을 떠올린 콴은 “지난 번 실수를 통해 이제는 좀 더 현명해졌고 침착해졌다. 그리고 우승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도 않게 됐다”며 한결 성숙한 표정을 지었다. 7세 때부터 정상에 올랐던 콴에게는 15년 은반인생을 매듭지을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한판이다.
반면 슬루츠카야는 여자피겨스케이팅 싱글부문과는 인연이 없었던 러시아에 첫번째 금메달을 안겨주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를 별러 왔다. 나가노 올림픽 때 팀 동료 마리아 부티르카야(30)에 이어 5위에 머물렀던 슬루츠카야는 콴에게 밀려 세계선수권서 3차례나 준우승에 그친 아픈 기억을 털어낼 각오다. 올 시즌 4차례 메이저대회서 콴을 모두 제압한 슬루츠카야는 넘어지지만 않는다면 화려한 기술이 무기인 자신이 금메달을 딸 것으로 확신한다. 슬루츠카야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독특한 점프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여고생 사라 휴(17ㆍ미국), 노장 부티르스카야도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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