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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前직원 50억대 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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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前직원 50억대 수뢰

입력
2002.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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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전 국정원 경제단 사무관 김규현(金奎現ㆍ38)씨가 1999~2000년에 2개 벤처기업에서 시가 50억원대의 주식 36만여주를 받아 32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이 18일 밝혀졌다.이는 김씨가 받은 주식을 액면가로 계산, 현금을 포함해 7억 8,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한 검찰 수사 발표와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김씨는 뇌물로 받은 스마트디스플레이(SD) 주식 2만5,000주 가운데 2만주를 주변 인사들에게시가의 10분의1 가격인 헐 값에 판 것으로 드러나 국정원 내부의 다른 직원과 정보통신부 관계자 등에게 상납했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SD 등에서 기금 알선 대가로 받은 주식을 자신의 출신고교(전북의 C고) 인맥을 중심으로 한 간부 등 내부 직원들과기금 알선에 도움을 준 정통부 관계자 등에게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뇌물을 받은 관련 공무원이 훨씬 많음을 시사했다.

구조조정기금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날 김씨가 99년12월 부인 명의로 SD주식 2만5,000주,2000년 1월 부인과 누나 명의로 넥스턴 주식 1만700주를 두 회사의 경영컨설팅사인 KMS로부터 기금 투자유치 알선 대가로 넘겨 받았다고 밝혔다.

넥스턴 주식의 경우 2000년 4월 한강구조조정기금에서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액면분할과 300% 무상 증자를 실시, 김씨 보유한 주식은33만 4,500주로 늘어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한강기금이 주당 10만원에 300억원을 투자하기 직전 SD 주식2만주를 주변인사에게 주당 1만원에 팔고 투자유치 직후 나머지 5,000주를 주당 10만원에 처분, 7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후 SD주식은 최고20만원까지 올라 김씨에게서 주식을 받은 인사들은 10~20배의 시세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2000년 6~12월 넥스턴 주식32만 1,500주(액면가 500원)를 최소 주당 8,000원 안팎에 매각, 25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기는 등 최소한 32억여원대의 주식 뇌물을 받았다.

김씨는 당시 벤처투자 펀드를 조성, 국정원 직원 뿐만 아니라 정통부 등 타부처 공무원을 상당수 참여시켜 SD 등 여러 개의 벤처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김씨와 관련된 비리 규모는 100억원대를 웃돌 전망이다.

한편 넥스턴측은 "투자유치 및 증자업무를 KMS에 위탁했을 뿐 직접 기금유치 로비 등 위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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