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은 북한 문제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을 재확인하는 선에 서끝났다.양측이 발표한 회담요지는“한반도 정세에 관해 한미일의 긴밀한 연대가 중요하다는 인식에 일치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공동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부시 미 대통령은 1시간 45분에 걸친 회담중 자신이 지목한 북한 이란 이라크 등 3개국을 겨냥한 미국측 자세와 전략, 그리고 선택방안들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 30분간의 회담이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만을 배석시킨 단독요담이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점을 뒷받침한다.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은 부시 대통령은 “세계에는 실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려는 나라가 있다”며 “이런 국가들의 행동패턴을 변화시키기 위해선여러 선택방안이 있으며,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내일 한국에 간다”며 말을 아껴 북한 문제는 당사자인 한국과 직접 협의한 뒤 의견을 밝히겠다는 배려를 드러냈다.
고이즈미 총리는 “부시대통령과 솔직한 의견교환이 있었고 테러박멸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받아 들였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부시 대통령은북한 이란 이라크 등 3국에 대해 냉정하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일본측으로부터 미국의 강경자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우려 표명이 있었음을 가늠케 했다.
당초에는 북한에 대한 핵사찰 수용 요구와 기한 통보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으나 두 정상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향후 ‘테러와의 전쟁’ 운용에 대한 협력은 구체적으로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측에선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이나 한반도 긴장고조가 발생했을 경우 미국의 일본에 대한 ‘후방지원’ 요구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상당하다.
아베 신조(安倍晉三)관방 부장관이 17일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동맹국에는동맹국의 역할이 있으며 여러가지 어프로치가 있는 편이 좋다”고 말한데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드러나 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미국측이 일본 경제개혁을 지지하고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부흥지원에 대한 일본의 협력을 평가하는 등 양국간 동맹관계 강화를 과시하는데 집중됐다.
부시 대통령은 “미일동맹은 세계 평화와 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중요하다”며 일본 중시 아시아 전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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