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꿈틀대는 부동산 경기를 등에 업고 은행들이 앞다퉈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쏟아내자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고객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높은 수익률 덕분에 첫 출시후 1년반 만에 은행권의 대표적인 신탁 상품으로 자리잡았지만,“내놓으면 무조건 팔린다”는 타성에 젖은 은행들이 안정성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2000년 7월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상품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6개 시중은행에서 총 8,594억원 어치의 부동산신탁 상품이 판매됐다. 이미 청산된 초기 상품이 연 11~12%의고수익을 안겨줬던 것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지만 최근 상품 역시 여전히 정기예금 보다 1~2%포인트 가량 높은 예상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는 ▦국민 3,000억원 ▦한빛 2,000억원 ▦외환 1,500억원 ▦서울 1,200억원 ▦하나 1,100억원 ▦한미 1,000억원 ▦신한 500억원 등 총 1조원 이상이 추가로 판매될 예정이다.
은행들이 주로 투자하는 곳은 아파트 개발 및 임대 사업이나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때문에 은행 관계자들은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다른 신탁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연대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추고 투자 사업 선정에 신중을 기했던 초기와 비교하면 최근 출시되는 부동산신탁상품은 안전성이 크게떨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의 버블이 꺼지거나 시공사가 부도가 날 경우또는 아파트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예상수익률에 못 미치거나 원금 손실 우려도 높다”고 밝혔다. 특히 발매만 하면 곧바로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자 은행들이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검토없이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부동산투자신탁 역시신탁 상품인 만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며 “투자 이전에 부동산 개발사업이 유망한지, 어떤 방법으로 안전장치를 갖췄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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