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대 사회계열에 입학 예정인 이모(18)양은 최근 이름도 모르는 동아리 회장으로부터 동아리 가입을 강권하는 전화를 받았다.“관심을 보이지 않자 계열별로 학교 생활을 하다 보면 자칫 ‘왕따’가 될 수 있다고 겁을 주더군요.” 수 차례 통화 끝에 이양은 일단 이 동아리에 ‘준회원’ 으로 가입하기로 했다.
입학식도 하기 전에 대학 동아리들이 앞 다퉈 ‘신입생회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대학생활의 ‘낭만’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학점 관리와 취업 과외에 나서는 신입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전 부터 ‘신입생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학내 동아리들의 신입생 ‘입도선매(立稻先賣)’ 전략도 가지가지다.
합격증 교부일, 오리엔테이션 등 신입생이 학교에 나오는 날이면 각 대학 정문과 캠퍼스 곳곳에서 피켓, 자료집은 물론, 음악과 춤 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홍보전이 펼쳐진다.
대학 입학처와 출신고에서 알아낸 전화번호와 e메일을 통한 ‘일대일 홍보’와 대형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 무작위로 홍보글을 올리는 ‘스팸메일식 홍보’, 동문 후배를 책임지고 가입시키는 ‘피라미드식 홍보’도 판을 치고 있다.
H대 S 대중음악동아리 회원 10여명은 교통비, 자료집 제작비 등 20여만원을 들여 2박3일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따라가 현지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K대 S 연극동아리 회장 배모(25)씨는 “지난 3년 동안 들어온 회원이 11명에 그치고 있어 동아리의 ‘대’를 잇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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