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ㆍ11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건물 철골 잔해의 국내 반입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 시민단체와 문화계가 “WTC의 고철이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되면서 한국도 이를 반입했으며 고철은 석면과 다이옥신, 수은 등에 오염됐고 유명 조각품 잔해도 포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내 철강업체들은 WTC 고철을 수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무역센터 쌍둥이빌딩의 철골잔해들은 미국내 고철 수집업체들에 의해 중국과 인도철강업체등에 주로 수출됐으며 철근 앵글과 통조림 캔, 엔진 부품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중국 바오산 철강은 최근 WTC 고철 5만톤을 톤 당120달러에 매입, 상하이항으로 반입했으며 인도 철강업체도 올 1월 체니항을 통해 3만3,000톤을 반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의 전기로 업체들이 중개상을 통해 무역센터 고철을 대부분 수입해 녹여 철강재를 생산키로 했다”며 “업체들이 구체적인 고철 수입경로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포철과 INI스틸, 동국제강 등 국내업체들은 WTC 고철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반세계화 비정부단체(NGO)인 ‘기업감시’는 중국과 인도 외에 한국과 말레이시아도 비슷한 고철을 수입했으며 석면과 폴리염화비페닐(PCB) 수은 다이옥신 등 독성물질로 오염돼 보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인부들이 하역작업을 할 때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뉴욕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최근 무역센터 앞에 설치됐던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의 유명 조각품 ‘휘어진 추진장치(Bent Propeller)’의 잔해가 한국 등 아시아로 수출된 고철에 포함돼 있다며 이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진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조각상 복원을 위한 잔해 찾기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국제강측은 “최근 미국의 대형 고철 수집업체인 휴고뉴사로부터 4만6,000톤의 고철을 수입했지만 이는 WTC잔해가 아니라 일반 생활 고철”이라며 “대형 H빔 등 WTC 잔해는 일반 전기로에서 사용하는 고철보다 비싸고 덩어리가 커서 국내 업체는수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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