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찬성했다(endorse)는 워싱턴 포스트지 보도와 이 총재의 방미언행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계속했다.민주당은 이 총재의 방미 발언과 워싱턴 포스트지 보도 내용 등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기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 총재를 정면 겨냥했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총재의 방미 면담록 제출을 상임위에서 요청했다”는 이낙연(李洛淵) 대변인 보고를 받고 “국익에 반하는 문제는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한 대표는 또 “동북아 정세가 민감한데 외교문제를 불쑥불쑥 얘기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이 총재의 방미 중 언행을 겨냥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오보’ 주장과 관련, 논평을 내고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채 외신보도가 거짓이라고 우기는 태도는 제왕적 총재 모시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이 총재가 국익외교를 했다면 못 밝힐 이유가 없다”며 “방미언행을 당당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낙연 대변인은 MBC 라디오에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과 함께 출연, “언제 (대북문제에 대해)초당적 협력을 받았는지 기억이 희미하다”며 이 총재의 대북인식을 집중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이회창 총재 흠집내기 공세를 펴고 있다며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철저한 응징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또 워싱턴 포스트지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보도를 공식 요청키로 했다.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당3역 회의에서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민심이 떠나는 것에 당황한 민주당이 거당적으로 이 총재에 대한 음해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이는 9ㆍ11 테러 이후급변하는 국제정세의 변화를 놓친 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대책마련과 대미외교에 실패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비열한 작태”라고 비난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지금의 혼란은 현 정부의 조급성과 국민적 공감 없는 일방적 대북정책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그 책임을 대통령에게 직접 물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남경필 대변인은 “워싱턴 포스트지 편집장 앞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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