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류측이 ‘박근혜 상황’을 정면돌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전당대회 준비기구인 ‘선택 2002 준비위원회(선준위)’는 박근혜(朴槿惠) 부총재가 선준위 불참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무의미하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고, 당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설사 ‘박근혜 없는 경선’으로 모양새가 구겨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듯 싶다.
그 동안 한나라당 내에는 “어떡하든 박 부총재를 끌어 안고 가야 한다”는 의견과, “당내 현실을 무시한 채 마냥 박 부총재에게 끌려갈 수는 없다”는 견해가 엉켜 있었다.
그러나 박 부총재가 ▦일반 국민의 대통령후보 선거인단 참여 비율 50% 보장 ▦대통령 선거 이전 집단지도체제 도입 요구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지리한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강경 대응론이 점차 힘을 얻게됐다.
주류측은 심지어 선준위안 표결처리로 있을지 모를 ‘박근혜 파동’도 감수하겠다는 태세다.
한 핵심당직자는 “박 부총재가 선준위의양보에도 당의 압도적 다수 의견을 무시한 채 억지를 부리는 것은 경선의지가 없다는 의미”라며 “박 부총재가 경선에 불참하고, 비주류가 이에 동조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별 도리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핵심 당직자는 “아직 이 총재의 내부 재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선준위의 안이 당내의 압도적 다수의견에 바탕하고 있는만큼 이회창 총재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 총재의 한 핵심 측근은 “이 총재는 여전히 박관용 위원장이 적정한 합의점을 도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시간이 없기는 하지만 좀더 기다리는 방법을 택할 수도있을 것”이라고 말해 선준위 표결이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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