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부정출발이 한국 첫 메달의 기대주였던 이규혁(24ㆍ춘천시청)의 발목을 잡았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차 레이스가 열린 13일(한국시간) 유타 올림픽 오벌 경기장. 전날 1차 레이스에서 34초74로 5위를 기록한 이규혁은 이날 메달 을 겨냥한 대역전극을 벼르고 있었다. 특히 이규혁은 선호하던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하게 돼 기분도 한결 가벼웠다. 인코스 파트너는 전날 35초00으로 8위에 올랐던 에르벤 베네르마스(네덜란드).출발선에서 호흡을 가다듬던 이규혁에게 뜻하지 않은 불운이 찾아왔다. 출발신호 전 베네르마스가 정지동작에서 스케이트날을 움직이는 ‘무빙’을 범한 것. 다시 출발선에선 이규혁은 마음의 평정을 잃은 듯 이번에는 자신이 부정출발을 하고 말았다. 위축된 채 3번째 출발을 한 이규혁은 스타트가 늦어 1차 레이스보다 0.11초 뒤진 34초81로 종합기록에서 5위에 머물렀다.
4년 전 나가노올림픽 500m에서 상대선수의 2차례 부정출발로 페이스를 잃고 8위에 그쳤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이규혁의 파트너 캐시 피츠랜돌프(미국)가 이번에 우승, 아쉬움이 더 컸다.
결국 첫 메달에 대한 꿈을 17일 1,000m로 미룬 이규혁은 “컨디션도 좋고 마지막 턴도 매끄러웠는데처음에 스피드를 내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면서 “1,000m와 1,500m에서는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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