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구성’이아니라 ‘파괴’다. 사물을 만드는 것은 그것을 파괴하는 힘이다.”일본 스즈키 세이준(鈴木淸順ㆍ79)감독은 파괴자이다. 관습적인 스타일과 장르를 무시하고 파괴한다. 때문에 그의 영화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며, 비순응적인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1958년 ‘지하세계의 미녀’로 데뷔해 액션, 야쿠자 영화 ‘야수의 청춘’ ‘간토방랑자’를 거쳐 1964년 대담한 성 묘사로 논란을 빚은 ‘육체의문’(1964년), 그리고 자신을 쫓아낸 닛카츠영화사와의 법정투쟁으로 일본영화사에 ‘사건’을 남긴 대표작 ‘살인의 낙인’(1976년)까지. 그의 영화 속에 담긴 폭력과 코미디,블랙 유머는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오시마 나기사와 함께 일본 누벨 바그를 이끌었고 왕자웨이, 짐 자무쉬, 쿠엔틴타란티노에게 ‘오마주(경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이 거장이 한국을 찾아온다.
문화학교 서울이 18일부터 25일까지 아트선재센터(3월 2~9일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마련한 ‘폭력의엘레지,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에 참석해 강연과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다.
회고전에서는 ‘살인의 낙인’과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특별상영한 최신작 ‘피스톨오페라’, 1980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인 ‘지고이네르바이젠’ 등 대표작 15편을 상영한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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