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8일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한미 공조 이상 기류 및 북미 갈등 문제 등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은 “부시의 발언 직후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고 귀국하는 한승수(韓昇洙) 전 외교통상장관이 비행기 내에 있을 때 교체한 것은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러 미국 입장을 알아보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서 의원 주장은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으로 최 장관 보고를 먼저 듣는 게 순서”라며 “그런 발상이라면 최근 미국 고위 관계자를 만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출석시켜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세계에서 대량 살상 무기를 가장 많이 생산ㆍ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문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방한하는 부시 대통령을 보면서 인디언 학살로 땅을 빼앗은 나라의 대통령답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하느냐”고 언급하면서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미국의 대북 강경발언의 배경을 둘러싸고 엔론사 파문 관심 돌리기, 미 국방예산 증액 합리화, 우리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영향력 행사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웅규(曺雄奎) 의원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는 북한에 마지막으로 경고하면서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더 이상 햇볕정책에 매달리지 말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북한이 금강산 육로개설, 경의선 철도 복원 등으로 우리의 화해협력정책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취할 때 국내외 여론이 호전될 것”이라며 적극적 대북 정책을 주문했다.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의원이 “이회창 총재의 방미 활동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고 주장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책임한 정략적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최 장관은 “미국 고위 인사들의 대북 강경 발언에도 미국 정부는 전제조건 없는 대북 대화를 제의했던 기존 대북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은 민주당 김성호 의원이 제출한 ‘부시 미 행정부에 대한 북미 대화 촉구 결의안’ 채택 여부를 놓고도 논란을 벌였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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