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토ㆍ공간경제 새로짜자] 철도,現 2배 돼야 국가 경쟁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토ㆍ공간경제 새로짜자] 철도,現 2배 돼야 국가 경쟁력

입력
2002.02.08 00:00
0 0

철도는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으로 불붙은 산업혁명을 주도하여 지구상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이끌어 온 주역이다.그동안 다른 교통기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대량수송, 고속주행, 저에너지 소비라는 철도만의 장점은 다른 어떤 교통기관도 따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선진국은 현대에도 철도를 21세기형 국가기간교통망으로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의 원천을 삼고 있다.

첨단복합기술 덕분에 선진국의 디젤기관차는 1930년대 이미 최고 시속 140∼200km를 기록하였고, 1960년대 일본의 신간센이 최고시속 270km, 그리고 20세기말까지 선진 각국의 고속전철은 최고 시속 300∼350km, 평균 속도 250km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사양교통기관으로 보이던 철도를 선진국이 앞장서서 회생시킴으로써 무한경쟁의 21세기를 대비한 교통수단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철도를 경쟁력 잃은, 퇴장교통수단으로 보고 도로·항공교통에 비하여 투자를 소홀히 했다.

그결과 21세기인 지금 한국철도의 구간평균속도는 시속 50∼80km 수준이다.

경부·호남선의 서울_대전 구간은 이미 1989년에 노선이 포화용량에 도달했고 중앙선과 영동선은 1992년, 태백선은 1989년에 포화용량에 도달했다.

이러한 철도 수송능력의 제약과 느린 속도, 서비스 저하는 결국 고비용도로 교통의 폭발로 이어진다.

그래서 1999년 우리나라의 물류비는 79조원으로 GDP의 16.3%나 된다. 이는 유럽국가(5.8%) 미국(7.7%) 일본(8.8%)에 비하여 거의 2배나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총물류비의 65%가 수송비라서 산업의 국제경쟁력 개선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 교통체계이다.

지난 한 세대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따를 수 없는 속도로 도로를 건설해 왔지만 교통문제는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이다.

도로교통 혼잡을 화폐가치로 환산한 사회비용이 GNP의 3.5%에 이를 정도이다.

우리 철도는 1899년 경인선 개통이래 일제가 병참목적으로 노선을 건설한 것이 오늘날의 뼈대이다.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철도를 정부가 복구하여 현재의 영업노선연장은 3,123km, 본선괘도 연장은4,794km에 이른다.

지난 40년동안 영업노선은 증가하지 않고 본선괘도 연장만 연평균 0.92%씩 증가하여 불과 45% 증가에 그친 것이다.

그 동안 도로교통부문이 천문학적으로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철도후진국으로 전락한 셈이다.

그나마 우리 손으로 건설한 철도증가분은 대부분 1960년대에 이루어 진 것이며, 고속전철 도입을 제외하면 30년동안 철도건설은 중지된 상태이다.

대조적으로 일본 유럽은 기존철도를 1960년부터 이미 시속 200km로 운행하고 산간철도도 시속130km이상을 유지하여 철도의 경쟁력을 키워왔다.

단위 국토면적에 대한 철도연장의 밀도도 독일은 우리나라의 4배, 일본 영국 프랑스는 2∼3배 수준이다.

국민 1인당 철도연장은 우리보다 2∼15배나 많다. 우리는 이들보다 인구밀도가 2∼20배나 높아 철도가 유리한 실정인데도 철도 보급율이 낮은 것은 교통정책의 실종 때문이다.

몇년내 경부고속전철이 개통되겠지만 여기에만 한국철도의 도약을 걸 수 없다.

선진국이 고속철도를 건설하여 철도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기존 철도도 함께 개량·현대화시켜 여기에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막대한 운영비가 소요되는 고속철도는 경제적 운영을 위해 기존 노선과의 통합운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철도는 복선화율이 30%, 전철화율은 21%, 첨단신호제어장비(CTC)율은 27.6%, 200m 이상의 레일장대화율은 37.1%로 노선이 부족한데다 시설이 낙후되어 통합운행이 어렵다.

선진국들은 철도영업거리가 우리보다 10배 이상이나 방대한데도 복선화율은 40~50%, 전철화율이 50~70%나 된다.

그들은 기존철도를 고속화하기위해 선형을 개선하고 시설을 개량하는 이외에 차체가 적당히 기울어져 원심력을 흡수하는 틸팅기술을 반세기 전부터 개발하여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대폭 절약하면서 기존선의 속도를 시속 200km까지 높였고, 이제는 성능저하 없이 고속철도와 통합운행하는 단계로 발전된 것이다. 반면 우리는 기존선고속철도화 기술발전을 외면해왔다.

이제라도 교통체계의 비효율을 바로잡으려면 그 동안 외면했던 기존 철도의 현대화를 서둘러야 한다.

이는 고속철도 운행에 따른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시급하다. 전문기관이 분석한 우리나라의 적정 철도연장은 현재의 2배 수준인 9400km이다.

20년 이내에 이 정도로 철도를 확장해야 국가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철도부문 투자재원을 현재의 2배 로 높여야 한다.

교통시설 특별회계가 지금처럼 도로사업위주로 강제화한 상태에서는 이의 실현이 요원하다.

철도강국인 독일이 이직까지도 총 교통투자의 50%를 철도에 배분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우리도 철도부문투자 비중을 현재의 20%수준에서 40~50%수준으로 과감히 높이도록 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임강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