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한데 묶어 ‘악의축’으로 지목한 것은 잘못이라고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수석연구원은 6일 주장했다.오핸론 연구원은 이날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악의 축’ 3개국간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할 경우 미국 안보에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 정권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와는 다르며북한을 잘 다룰 수만 있다면 북한과 대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경우 대량 살상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지만 2000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했다.
그는 부시 정부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중단됐다며 부시 정부는 빌 클린턴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아직까지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정부의 위협적인 수사는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였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미사일 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하고 재래식 전력을 감축토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개혁을 추진한다면 미국과 일본 및 한국이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그는 따라서 부시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칼럼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냉전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이 특정 국가나 국민이 아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공산주의 국가 전체와의 전쟁이었던 것처럼 대 테러전도 ‘악’의존재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마이클 켈리는 “클린턴 정부 때도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했거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25개국을 적발하고도 미국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이들 국가의 존재를 인정했던 것처럼 부시도 결국 이들 국가를 경고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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