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립 20년을 맞는 KT에 첫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KT는 7일 글로벌사업단 이영희(李英姬ㆍ45) 해외ADSL사업팀장을 상무보로 승진 발령했다.
이 팀장은 1980년 16회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81년 8월 체신부 산하 서울 영동전신전화국(현 KT 영동지사) 교환기술부장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82년 1월1일 한국통신(현 KT)이 설립돼 전화국이 모두 편입되면서 자연스럽게 KT 창립 멤버가 된 이 팀장은 주로 전화국 교환기 기술 분야 업무를 맡았다.
좁은 지하공간에서 선로 요원들과 함께 일하며 통신업무의 기초를 다졌고, 부하 직원들과 격의없이 술잔을 기울이며 ‘여성 간부’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했다.
이 팀장은 “원래 술을 못하는데 직원들과의 술자리를 피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두주불사’라는 소문까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8월 KT가 국내에서 대성공을 거둔 비대칭가입자회선(ADSL)의 수출을 위해 만든 해외ADSL사업팀을 맡아 ADSL 기술의 중국, 베트남, 몽골 수출을 성공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 팀장은 “여성들이 남성과 경쟁하려면 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성과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 21년이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남편은 KT 법인영업단 대형고객1팀장으로 재직중인 임순철(林淳哲ㆍ47)씨.
이 팀장은 고시 선배(13회)이자 입사 선배(78년)인 남편보다 먼저 임원으로 승진한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남편이 가장 먼저 축하전화를 걸어오자 환한 표정을 지으며“고맙다”고 말했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