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차기 회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창성(金昌星ㆍ전방㈜ 명예회장) 회장이 21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연임을 고사하고 있는데다, 마땅한 후임 회장 후보자조차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김 회장은 6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미 두 차례나 연임해 5년간이나 회장직을 맡아온 만큼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회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회장단이나 회원사 대표 중에서 희망자가 있으면 바로 회장에 추대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
경제5단체중 하나인 경총 회장직이 인기가 없는 것은 노사문제에서 경영자측 입장을 대변하는 등 악역을 맡아야하는 데다 회사 경영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 때문에 경총은 1970년 7월 창립 이후 지금까지 회장 3명이 떠밀리다시피 회장직을 맡아왔다.
초대 고 김용주(전 전방㈜ 회장) 회장이82년 2월까지 12년간을 재직했고, 97년까지 15년간 회장을 맡은 이동찬(코오롱 명예회장) 회장은 80년대 말부터 회장직을 내놓았으나 후임자가없어 10년을 더 눌러 앉아야 했다.
이 전회장은 끝내 차기 회장을 구하지 못하자 고육지책으로 김용주 전임 회장의 아들인 김창성 회장에게 바통을 넘겼다.
재계에서는 이 전회장도 후임자를 찾지 못해 유임을 거듭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김 회장이 결국 유임을 수락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총 관계자는 “김 회장의 사퇴의사가 예상외로 강해후임자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지만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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