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갈 길이 멀었습니다.”‘조용한 남자’ 김남일(25ㆍ전남)의 월드컵 준비는 한마디로 정중동(靜中動)이다. 대표선수로는 드물게 허스키 보이스가 인상적인 그의 플레이는 요즘 목소리를 닮아가는 듯 하다.
지난해 8월 대표팀에 합류, 히딩크사단의 후발주자격인그는 이천수 최태욱 등 톡톡튀는 후배와는 확연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매 경기 강렬한 인상을 심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과는 달리 화려하지는 않지만점차 안정적이고 무게 있는 플레이로 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대표팀이 올 첫 대회인 북중미 골드컵 5경기서 단 한차례의 90분 승리도 거두지못하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졌음에도 그는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테크니컬 스터디 그룹이 선정한 골드컵 베스트 11에 선발되는 개인적인 기쁨을 맛봤다.
골드컵 8강전인 멕시코와의 경기서는 상대의 수많은 전진패스를 차단하고 폭넓은 패싱력을 과시하며 ‘앵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꾸준히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는 주위의 평가에도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는 표정이다. “지난해 ‘미드필드에서 2차례 이상 공을 건드리지 말라’는 히딩크 감독의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올해에는 “적극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다.
“일단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그에게도 한일월드컵에 대한 남다른 꿈이 있다. 처진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피구(포르투갈)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가 피구와 맞상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피구를 1선에서 저지하는 임무를 확실하게 소화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조용한 바람’이다.
■ 전문가조언(김주성 MBC해설위원)=대표발탁 후 포지션 완성도에서 가장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경기중 임무에 충실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경기조율에 대한경험을 축적하고 스피드와 근지구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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