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고향을 찾는 마음은 설레기 마련이다. 떡방아를 찧는 소리와 모처럼 모인 가족들의 웃음소리만 생각해도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그러나 고향으로 가는 길이나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늘 힘겹기만 하다. 그래도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챙겨 덜 밀리는 시간에 출발하고 새로 뚫린 길이나 우회도로 등을 이용하면 훨씬 수월한 귀성ㆍ귀경길이 될 수 있다.
▶ 언제 출발할까
건설교통부가 최근 교통개발연구원을 통해 전국 4,391가구를 대상으로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귀성일은 11일이 30%로 가장 많았고 10일이 21%를 차지했다.
귀경일은 설 다음날인 13일 45%, 설 당일인12일이 32%로 나타났다. 귀성 및 귀경 출발시간을 시간대별로 보면 오전 8~11시에 26.8%가 몰려 가장 많고 다음은 오전 5~8시(21.1%),오전 11시~오후 2시(13.2%)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귀성길은 토요일(9일) 오후나 일요일 새벽에 출발하고 귀경길은 12일 오전중 빠를수록유리한 셈이다.
▶ 어느길로 갈까
지난해 추석때까지만 해도 부분 개통됐던 서해안ㆍ중앙ㆍ대전~진주 등 3개의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충청도나 전라도 서해안지역과 경북 북부, 전북과 경남 내륙지역 등 이 도로와 인접한 곳을 찾는 귀성객은 우선 이 도로를 이용하는 게 제일 낫다고 할 수있다. 일부 고속도로 끝지점 부근 등에서만 우회하는 것이 고향에 빨리 도착하는 길이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9일~14일 확장ㆍ포장공사가 진행중인전국 13곳의 국도를 임시 개방하고 고속도로나 국도 정체가 심한 20곳 주변에 우회도로를 지정, 운영할 계획인데 이곳을 잘 이용하는 것도 좋은방법이다.
임시 개방되는 국도는 ▲32호선 충남 당진~신평(9.8㎞)ㆍ태안~서산(7.9㎞)▲4호선 경북 영천~북안(7.4㎞) ▲5호선 강원 홍천~삼마치(6.4㎞) ▲15호선 전남 고흥~남양(3.5㎞) 등이다. 우회도로 지정구간은 영동고속도로 진부~강릉, 평택~아산,장성~광주 등이다.
▶ 귀성ㆍ귀경시간은
귀성길은 날짜별로 교통이 분산되고 서해안ㆍ중앙 고속도로개통등으로 예년보다 1시간 정도 덜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귀경길은 설날 당일과 다음날(13일)에 집중돼 1~2시간더 걸릴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분석하고 있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할 경우 귀성 소요시간은 ▲서울~대전 4시간 ▲서울~부산 8시간 ▲서울~광주 9시간이고, 귀경은 ▲대전~서울 5시간30분 ▲부산~서울 11시간30분 ▲광주~서울 9시간30분 등으로 예상된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구간별로 승용차의 소요시간에 비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단축될 전망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출발전 - 차량 오일·팬벨트 기본점검 꼭
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을 둔 김 과장(37)은 열차와 비행기표를 구하지못해 이번 설에는 차를 몰고 고향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10시간이 넘게 걸릴지도 모를 교통 체증에 대비해 전문가의 도움으로 차량을 점검하고 관련용품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떠날 요량이다. 김 과장의 완벽한 준비 포인트를 미리 들여다보자.
먼저 지난 주말 집에서 가까운 카센터를 찾았다. 브레이크 오일과 엔진오일을 살펴 보니 조금 모자라는 듯 해 다시 채웠다. 자동변속기(오토미션) 오일도 점검했더니 별이상이 없었다.
엔진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냉각기(라디에이터)와 호스류를 들여다 보고 냉각수도 충분한지 확인했다. 배터리 윗면에 있는 충전상태 표시창이 정상(녹색)이고, 배터리액도 충분했다.
작년에 새것으로갈았던 팬 벨트를 손으로 눌러 보니 1㎝ 정도 들어간다. 장력이 정상이라는 뜻이다. 윈도우 워셔액도 가득 채운 뒤 혹시 비나 눈이 올지 몰라 한병을 별도로 준비해 트렁크에 담았다. 이만하면 엔진실 점검은 완료다.
다음에는 라이트와 방향지시등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경적음도 확인하니 시원하게 잘 울린다. 브레이크 페달의 정상 작동 여부, 가속 페달은 제자리로 되돌아 오는 지도 체크 해 보니 안심이고, 타이어가 못에 박히거나 닳아진 데도 없어 공기압만 적절하게 맞추었다.
출발 당일 아침. 준비용품을 트렁크에 싣는다. 멀미약, 소화제, 진통제등 기본 응급약품도 실었고 주행 중 고장에 대비해 수리공구, 예비 타이어, 손전등, 고장차량 표지판도 챙겼다.
졸음 운전을 쫓을 수 있는 껌과사탕, 음악 테이프도 준비했다. 아들들의 게임기와 장난감, 간식도 챙겼다. 이제 준비 완료. 집 근처 주유소로 가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동구밖에서 아들 내외와 손주들을 눈 꼽아 기다리고 있을 그리운 어머니가 있는 고향앞으로 출발.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출발후 - 車이상땐 휴게소 점검센터로
초대형 주차장을 방불하는 고향길에 차량이 고장나거나 사고가 나면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귀성길의 최대 복병인 셈이다. 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예방책을 세우고 적절한 대처 요령만 알아두면 의외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차량 이상 발생시
차를 몰고 가다 이상이 생기면 차를 움직일 수 있으면 빨리 가까운 휴게소로 가는 게 급선무다. 현대 기아 대우 등 업체마다 대부분의 휴게소에서 차량 무상점검을 해주거나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길을 가다 아예 멈춰선 경우. 이럴 땐 일단 밀어 갓 길로 뺀 뒤 차종별 자동차업체가 운영중인 종합상황실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는 게 최선이다. 전화로 응급조치가 가능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주변의 견인차량을 이용, 가까운 휴게소로 옮겨야 한다.
손해 보험사들도 설 연휴기간동안 고객들의 자동차 사고나차량고장 등 긴급상황 발생시 고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긴급출동서비스’나 ‘24시간 사고보상 센터’를 운영하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귀성ㆍ귀경길의 차량고장을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발 전 가까운 카센터 등에 들려 오일이나 팬 벨트 등 기본적인 차량 점검을 하고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차량 사고 시
귀성ㆍ귀경길에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차량 사고. 사고가 나면 즉시 현장을보존하고 뒤탈을 막으려면 카메라로 현장사진을 찍어 두는 게 좋다.
부상자가 있으면 구호조치를 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를 안 할 경우 잘못하면 뺑소니로 처리될 수도 있는 만큼 유념해야 한다.
가해자의 경우 피해자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가의사 소견서를 받아두는 게 낫다. 경미한 사고라 할지라도 목격자의 연락처와 상대방 운전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운전면허번호 및 차량등록번호를 확인해 받는게 필수다.
다만 면허증이나 검사증 등을 함부로 넘겨줘서는 안 된다. 사고 책임 소재를 놓고 현장에서 굳이 시비를 가릴 필요는 없고 현장을 보전ㆍ기록한뒤 보험사에 위임하면 된다.
사고를 보험처리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해 둬야한다. ‘더 이상 민형사상 이의제기를 하기 않겠다’는 문구를 넣는 것도 빼먹지 말아야 한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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