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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진출국 분석] (6)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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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진출국 분석] (6)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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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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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게르만 전차는 다시달릴 것인가.’월드컵 본선 13회 연속 진출, 우승 3회(54년, 74년, 90년), 준우승 3회(66, 82, 86년). 독일 축구는 브라질에 버금가는 화려한 월드컵 성적을 자랑한다.

그러나 90년대에 접어들며 몰락의 징후를 보이고있다. 94년 미국월드컵과 98년 프랑스 월드컵 8강에서 불가리아와 크로아티아에 발목을 잡히며 탈락하더니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서는 조예선서탈락했고, 2002년 월드컵 예선에서는 플레이오프 끝에 간신히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독일은 본선에서 카메룬, 사우디아라비아, 아일랜드등 다소 쉬운 상대들과 함께 E조에 편성돼 있는데다 세대교체를 이룬 대표팀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여전히 우승권 후보로꼽힌다.

▼몰락하는 독일 전차

지난해 9월1일 뮌헨. 월드컵 유럽 9조예선 독일과 잉글랜드의 숙명의 대결.대표팀에 새로 발탁된 신예 카르스텐 얀커(28ㆍ바이에른 뮌헨)가 전반 6분만에 선취골을 뽑아내 뮌헨 올림픽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지만 이내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잉글랜드의 신예 마이클 오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독일이 1대5로 대패한 것. 16년만의 월드컵 예선전 패배였고 1931년 오스트리아에게 0_6으로 진 이후 국가대표팀이 당한 최악의 패배였다.

승승장구하던 독일 감독 루디 펠러는 경기 후 심장발작을 일으킨 부친 쿠르트에게 달려가야 했다. 또 수비수 크리스티안 뵈른(30ㆍ도르트문트)은 “구석기 시대의 축구를 한느낌”이라고 자조했을 정도로 팀 분위기는 충격적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뮌헨 대참사’ 로 표현했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독일 축구의 저력을 유지해오던 유소년 축구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 독일 청소년들이 과거처럼 축구에 흥미를 가지지 않아 유소년 클럽에는 터키나 구 소련 이주민 2~3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독일 축구사상최초의 흑인 대표선수인 가나출신 게랄트 아사모아(23ㆍ샬케공사)의 발탁은 독일 축구의 변화를 시사하는 단적인 예이다.

▼강력한 허리 부진한 골잡이

그러나 잉글랜드전의 대패에도 불구하고 독일 내에서 루디 펠러 감독에 대한 신뢰는 확고하다. 독일축구협회(DFB)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까지 펠러를 대표팀 감독으로 기용할 뜻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펠러는 과감한 세대 교체와 함께 독일 축구의 전형인 ‘3_5_2’ 시스템을 고집하지 않고 ‘4_3_3’, ‘3_4_3’등다양한 전형을 선보이며 독일 축구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펠러가 이끄는 독일 대표팀은 화려한 미드필더진이 강점이다. 월드컵 예선득점 분포(미드필더 10골, 포워드 6골)에서 나타나듯,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왼쪽 윙백 크리스티안 지게(30ㆍ토튼햄), 예선 6골을 기록한 미카엘발락(26ㆍ바이엘 레버쿠젠) 등이 이끄는 독일의 미드필드는 세계 톱 클래스다.

반면 유럽 예선에서 경기당 2골내로 막아내던 독일 수비진은 잉글랜드전에서 5골은 내주며 문제점을 노출했다. 리베로 얀스 노보트니(30ㆍ레버쿠젠)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33ㆍ바이에른 뮌헨)도 미드필드부터 뚫려버린 잉글랜드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믿을 만한 해결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 노장 스트라이커 올리버 비어호프(34ㆍAS모나코)는 월드컵 예선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슬럼프에 빠져 펠러 감독을 시름에 잠기게 했다.

잉글랜드전 선제골을 비롯 우크라이나와 플레이오프에서 2골을 잡아내는 등 강력한 헤딩력을 자랑하는 얀커, 그리스전과 알바니아전 교체멤버로 출전해 연속골을 성공시킨 신세대 스타 미로슬라프 클로제(24ㆍ카이저 슬라우테른)등이 비어호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2006월드컵으로 통일독일 재도약 꿈

독일은 2006년 월드컵을 계기로 국가의 면모를 일신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있다. 74년 서독 월드컵을 통해 전후 강국의 모습을 과시하고 정치ㆍ사회적 통합을 이뤄냈던 독일은 2006년 월드컵 대회 결승을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개최해 유럽의 중심국가임을 과시하려는 의욕에 넘쳐있다.

사실 2006년 월드컵 개최지로 독일이 선정된 것조차도 의외의 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제프 블래터 회장의 뜻대로 2006년 대회 개최지로 아프리카 국가를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잉글랜드와 3차 투표까지가는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1표차로 누르며 개최지로 선정됐다. 지금까지 FIFA회장의 의도에 반해 개최지가 결정된 전례가 없는 점을 생각할 때무척 의외적인 사건이다.

하지만 독일의 개최지 선정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74년 월드컵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치위원회의 꼼꼼한 유치제안서제출과 유치위원장이던 프란츠 베켄바워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인맥이영향력을 발휘한 때문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사, 지멘스 등 독일 기업들의 측면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2006년 월드컵 조직위원회구성을 시작한 독일은 올해를 본격적 월드컵 준비의 해로 삼고 있다. 올 4월이면 12개 개최도시가 결정된다. 경기장을 신축하기보다는 대부분의 유치후보 도시들이 수준급인 경기장 시설을 개보수하여사용할 계획이다.

올해는 프랑크푸르트에 국제미디어센터(IMC)가 설치되고 내년에는 월드컵 예선전 조추첨, 2004년에는 대회 일정 결정과 문화행사 계획 발표, 2005년 입장권 발매 등이 뒤따르게 된다.

독일은 74년처럼 개최국 우승의 영광을 위해 젊은 선수 육성을 통한 대표팀 세대교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회는 6월9일~7월9일한 달간 열리게 된다.

■루디 펠러 대표팀감독 e메일 인터뷰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조 예선서 탈락한 이후 대표팀을 맡게된 루디 펠러(42) 감독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다.

선수 시절 A매치 통산 47골을 기록한 골게터로 이름을 날렸다. 2000년 7월 감독 내정자였던 크리스토퍼 다움이 약물복용으로 사퇴하자 감독 대행으로 대표팀을 맡았고, 지난해 7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지만 감독 데뷔후 15경기서 9승 3무 3패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펠러 감독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번 월드컵대회 목표는.

“예선 통과다. 예선에서 절반이 탈락하는 지금 같은 시스템에서는 어떤 팀이라도 16강에 탈락할 수 있고,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팀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뛰어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는.

“독일의 특징은 공수가 잘 짜여졌다는 점이다. 모든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작전의 구사 폭이 넓다.

특히 월드컵 플레이오프 2차전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큰 자신감을 얻었다. 그 경기에서 노장과 신예가 조화된 모습을 보였다. 기대되는 한 선수를 굳이 꼽으라면 지난해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으로부터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된 올리버 칸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잉글랜드에 1_5로 패했을 때 충격은. 독일 축구의 몰락이라는말도 나왔는데….

“솔직히 당시 경기는 독일 축구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경기에서 우리는 완전히 변모한 모습을 보였다. 독일 축구는 결코 위험에 빠지지 않았다.”

-1970~80년대 최강의 리그였던 독일의 분데스리가가 최근 몰락세를 보이고있다는 의견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99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2000년 준결승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우승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97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다.

_예선에서 맞설 팀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만만한 팀은 하나도 없다. 카메룬은 주전 대다수가 유럽의 명문리그에서 뛰고 있다. 아프리카와 올림픽에서 챔피언에 오른 무시무시한 팀이다. 내 친구인 카메룬의 윈프리트 셰퍼감독은 매우 준비가 잘 된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다.

아일랜드는 막강한 네덜란드를 탈락시킨 팀이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지치지 않고 거세게 밀어 부치는 투지를 발휘하는 아일랜드를 상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우리 조의 최대 다크호스다.그러나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 가장 큰 적은 상대팀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스스로 느끼는 긴장과 초조함을 어떻게 떨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월드컵 때마다 우승후보국은 여러 나라지만 지역 예선에서 놀라운 경기를 보여준 아르헨티나가 인상적이다. 전 대회 우승국이자 2000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팀 프랑스 역시 아르헨티나에 뒤지지 않는 강팀이다. 이탈리아와 브라질은 늘 그렇듯 우승후보다.

●루디펠러 프로필

1960년 4월13일 생. TSV1860 뮌헨, 올림피크 마르세이유, AS로마등에서 프로생활. 독일국가대표 A매치 90경기 출전 (82~ 94년). 독일축구 올해의 선수(83년), 분데스리가 득점왕(83년). 90년 월드컵우승. AS로마시절 91년 이탈리아컵 우승.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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