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 등 3개국을 ‘악의축’으로 규정한 이후 미 정부 당국자들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강경일색으로 굳어지고 있다. 부시 외교안보팀의 대북공세 발언은 하루가 다르게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며 더 이상 정부내 강ㆍ온파간의 시각차도, 부처간의 역할분담도 보이지 않는다.휴일인 3일 부시 정부 인사들은 잇달아 TV방송에 출연, ‘북한때리기’를 계속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FOX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발언에 대해 우려하기 보다는 북한과 이라크, 이란 정권이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데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국제사회에서 확산하고 있는 비판론을 일축했다.
부시 정부 출범초기 빌 클린턴전 정부의 대화노선 유지를 주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보였던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의 태도도 다르지 않았다.
부시 정부의 시각이 일사분란하게 ‘매파’ 일색으로 통일된 데 대해서는 ‘강ㆍ온파간 노선 다툼에서 승부가 났다’는 분석과, 북한 미사일과 관련된 새로운 징후가 포착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교차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이 “부시대통령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등과 한데 묶어 비난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우리는 북한이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너무도 잘 확인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맞받아쳐 강경분위기를 뒷받침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한국정부는 북한을 보다 이성적으로 행동하게 하기위한 햇볕정책을 펴오고 있으나 북한은 국민이 굶주리고 있는데도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등을 개발하고 세계에 팔고있다”고 지적, 햇볕정책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햇볕정책을 어렵게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햇볕정책은 한국정부차원에서는 확실히 합리적인 노력”이라고 전제하고 “부시대통령은 햇볕정책을 돕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주요 언론이 이 같은 강경노선을 지지하기 시작한 것도 눈길을 끈다. 워싱턴포스트는‘그래, 그들은 사악하다’는 제목의 이날자 사설에서“북한등에 대한 부시의 평가는 진실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포스트는 한반도의 경우 북한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미군의 주둔이 필요하지만 한국 정부는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며 한미양국의 대북인식차이를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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