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결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계기로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의 위상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외교정책에 관한한 대 테러전 이후 온건파로 알려졌으나, 부시 대통령의 강경일색 발언이 세계적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월11일자)는 우선 정부의 강경책이 구사될 경우 이는 그에게 커다란 외교적 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파월 장관은 국무부 직원들에게 “대통령의 표현에 충실히 따르라”고 경고했지만 그가 정책노선을 하루아침에 바꾼 것인지, 아니면 이를 어떻게 조화해 나갈 지 주목된다.
실제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3년 소련을 ‘악의제국’으로 묘사한 이후 국무부는 이를 해명하느라 애를 먹은 전례가 있다. 악의 제국이든 악의 축이든 충분한 근거없이 제기됐기 때문에 개념 정의조차 뚜렷치 않아 국제 사회를 설득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파월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강온 대결에서 그는 패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 북한 관계는 물론 미사일 방어(MD), 관타나모의 아프가니스탄 포로 문제 등을 놓고 강경파와 대립한 뒤 연속 패배인 셈이다. 그래서 파월이 부시 정부의 ‘주변인물’로 전락했다는 심한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그는 실제 악의 축 발언 이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이란 개혁파를 지지한다”는 등 원론적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2004년 대통령 선거때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파월이 아닌 국무부 전체가 주변 인물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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