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살과의 전쟁.’ 체급조정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투혼의 레슬러’ 김인섭(29ㆍ삼성생명)에게 다시 한번 시련이닥쳤다.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58㎏급에서 진통제를 맞아가며 악전고투한 끝에 은메달을 따냈던 김인섭은 감량 고통과 부상악화 우려로 대회직후63㎏으로 체급조정했다. 김인섭은 첫 국제대회인 동아시아대회서 금메달을 따는 등 1년간의 적응기를 거쳐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서 은메달을 차지,재기를 알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레슬링연맹이 여자레슬링(4체급)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추가하는 대신 남자레슬링(그레코로만, 자유형 각 8체급)의 체급을 하나씩 줄이면서 문제가 생겼다. 김인섭은 58㎏에서 63㎏으로 조정한지 1년만에 다시 60㎏, 또는 66㎏급으로 조정해야 한다.
평소 체중 70㎏의 김인섭이 선호하는 체급은 66㎏급. 10㎏을 감량하는 것은 무리라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레슬링계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서 김인섭은 상대 갈루스티안 바그니나크(아르메니아)에 덩치, 힘에서 밀리며 3_8로 완패했다.
당시 김인섭은 5㎏을 감량했으나 상대에 비해 왜소해 보일 만큼 신장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평소 체중과 별차이가 안 나는66㎏을 선택하면 국제무대는 물론 국내무대도서도 통하기 어렵다는 것. 자칫하면 선수생명 마저 우려되고 있다.
김인섭은 “10㎏ 감량은 어렵다”면서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66㎏급에서 승부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2월 유럽 전지훈련을 떠나는 김인섭이 주위의 우려를 씻고 다시 한번 투혼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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