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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샴페인 터뜨리나…설 해외여행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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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샴페인 터뜨리나…설 해외여행 봇물

입력
2002.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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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닷새 앞둔 4일 서울 종로구 H여행사 상담창구. 뒤늦게 설 연휴기간중 해외여행을 예약하려는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5대의 안내전화는 하루종일 예약문의가 쏟아져 이날 오후에는 불통사태를 빚었을 정도.두 아들의 손을 잡고 여행사를 찾은 한모(37ㆍ여)씨는 “지난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못해 이번 설 연휴에는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보내려 했는데 예약이 벌써 끝났다니 난감하다”며 “정 안되면 국내여행이라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아쉬워했다.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설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골프여행이나 명품쇼핑여행 등 사치성 외유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가족간의 정을 느끼는 계기가 되어야 할 전통명절이 자칫 해외여행을 부추기는 휴가철로 전락하는 것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태국, 괌 등 동남아와 일본, 중국 등지로 떠나려는 관광객수는 6만~7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3만여명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국내 최대규모인 하나투어의 경우 이번 연휴기간에 모집한 여행객 수가 5,8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2.7배나 급증했다. 국일여행사와 롯데관광개발 등 대규모 여행사들의 예약 관광객 수도 30~300% 가량 증가했다.

몰디브와 푸켓 등 4일 기준으로 1인당 200만원에 가까운 고가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C여행사도 이미 지난해 말 설 연휴 예약을 끝마쳤다.

덕분에 미 9ㆍ11테러로 울상짓던 항공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설 연휴기간 중 방콕 노선에 각각 2편, 1편의 전세기를 더 배정했지만800여석이 이미 매진됐고, 대한항공은 1편을 더 배정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급증하고 있는 설 연휴 해외여행에 대한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지난해 12월에만 관세청에 접수된 골프채 반출 신고건수는 2만여건.

지난달에도 골프여행객 수가 1만명을 넘어선 데다 통관가격이 400만원에 육박하는 헤네시 등 고급양주와 카메라 등 고가 사치품을 들여오는 명품쇼핑족도 지난해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천공항 세관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지만 사치해외여행에 달러를 쏟아붓는사람들이 올해 설에는 더 많다니 걱정”이라며 “또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여행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기자 명단에 넣어달라’는 전화가 이어질 정도로 설 연휴 해외여행을 가려는 고객들이 많다”며 “아직 경기침체에서 채 벗어나지 못했는 데 명절 때 고향 대신 낯선이국 땅을 선택하는 손님들을 보면 조금은 씁쓸하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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