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강남의 B안과로부터 수술비 인하를 알리는 자료를 받았습니다.스스로 라식수술 단가를 198만 원으로 낮추겠다는 안내문이었습니다.
컨설팅업체에 적정 가격 분석을 의뢰해 보니, 라식이나 라섹수술비는 198만 원이 적정선이라는 결과가 나와 수술비를 인하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보며 병의원간의 치열한 경쟁이 가격인하라는 새로운 홍보전략을 내세웠구나 싶더군요.
보통 강남 일대에서 받는 라식수술비(250만~300만 원)에 비하면 60~80%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가격파괴 바람은 기실 산부인과 쪽이 더 거셉니다. 불임부부가 급작스레 국내에 확산되고 있는 것도 아닌데, 현재 시험관아기 시술 병의원을 표방하고 있는 곳이 무려 90곳.
이러다보니, 유명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사이클당 200~230만 원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비가 70~80만 원 선으로 떨어졌다는 소문입니다.
말 그대로 덤핑이 시작된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가격파괴가 의료계의 질서 문란을 몰고 올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가격파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한국불임연구소 장중환 대표이사 소장은 ‘이제 시험관아기시술은 하이테크가 아니다”면서 “전국 유수의 산부인과 10여 곳이 공동출자해 세운 회사를 통해 이제 일선 산부인과에서도 여성들이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하더군요.
공간과 장비 문제로 감히 불임치료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이들의 기술 노하우가 얼마나 축적됐을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불임치료라는 새로운 메뉴로 병원 생존전략을 내세운 이들의 몸부림이 환자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나쁜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솔솔 퍼져 나오는 사보험 도입 소문과 함께 의료계의 가격파괴 바람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낍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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