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꿈꾸며 사무실을 밝히던 시절은 옛말?’주식이 상장 되기만을 기다리며 밤낮을가리지 않고 일하던 벤처 업계의 근무 풍경이 변하고 있다. 출퇴근이 자유로운 대신 맡은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휴일을 잊고 일하던 근무방식 대신주 5일 근무제와 출ㆍ퇴근 시간 지키기 등 대기업형 관리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또 연봉을 다소 낮추고 ‘스톡옵션’을 부여하던 임금시스템을 버리고 급료수준을 높이는가 하면, 동호회 지원, 포상제도 등을 도입하는 곳도 생겨났다.
이 같은 변화는 창업 초기의 분위기에서벗어나 수성(守成)할 수 있는 기업 분위기를 만들어 영속력을 키우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좀처럼 뜨지 않는 코스닥 시장 때문에 더 이상 직원들에게 스톡옵션 인센티브가 먹히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벤처업체들은 포상제도나 복지시설을 확충해 직원의 회사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e-CRM 업체인 아이마스는 올 들어주 5일 근무제를 전격 실시했고 휴가 기간도 지난 해보다 3~5일 정도 늘렸다. 대신 출ㆍ퇴근 시간엄수, 근무 시간 집중력 배가 운동을 펴고 있다.
회사측은 “안팎의 어려움 극복에는 관리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다소 절도 있는 근무 방식으로 바꾸는 대신 직원들이 문화 생활을 즐기고, 자기계발 활동을 펼치는 것을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피머니아이엔씨는 직원 사기 진작책으로 모범직원, 근무 분위기 개선에 애쓰는 직원 등을 인기투표로 가려 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PKI 기반 보안업체인 이니텍은 직원간 결속력을 강화하고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사내 동호회 결성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 굴뚝기업처럼 사원용 아파트를 구입해 지방출신 직원들에게기숙사로 제공하고 있다.
벤처의 원조격인 야후코리아도 지난해 말 직원들의 월급을 대폭 인상하고 연말 성과급도 지급했다. 회사측은 “2~3년 전 직원에게 부여한 미국 야후 주식이 당시 가격의 10분의1로 떨어져 이를 보전해 주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실적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e-비즈컨설팅그룹 강태영(姜泰榮)대표는“호황기기 올 때까지 적절하게 인력과 자금을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벤처업계 특유의 창조적인 분위기까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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