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팔당호 상수돗물 공급을 크게 줄인 것은 1,000만 시민에 대한 배신이다. 1980년대 팔당 물을 공급하면서 서울시는 앞으로 광역 상수도 시스템을 확장해 10년 안에 시민 모두에게 팔당 물의 공급을 약속했다.그런데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해마다 공급량을 줄여, 지금 강남 일부에만 보내고 있는 차별행정의 실상(한국일보1월 31일, 2월 1일 자 보도)이 드러났다. 강북사람은 수돗물까지 더러운 것을 먹어야 하느냐는 반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강북 사람들도 팔당 상수원개발을 위해 똑 같은 비용을 부담했다. 그들은 지금도 수질관리를 위해 수돗물 톤당 110원씩 이용 부담금을 내고 있다. 지금쯤은 깨끗한 팔당 물을 먹고 있으려니 했던 배신감을 어떻게 달래야 하느냐는 하소연도 들린다.
서울시는 80년대 팔당호에서 직접 원수(原水)를끌어오는 암사수원지 준공을 계기로 우선 강남에 이어 연차적으로 강북지역에도 같은 물을 공급키로 했었다. 이 때부터 서울시는 암사수원지 물을 한강이남 거의 전역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하류지역 취수장을 폐쇄해 신뢰감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 인구의 10% 정도인 송파구와 강남구 일부에만 공급 중이라 한다. 더구나 송파구와 강남구에 대한 팔당 물 공급도 끊을 계획이라 하니, 서울시의 상수도 행정은 70년대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인가.
이유는 원수 값 부담 때문이라 한다. 수자원공사가 개발한 팔당호 물을 끌어다 쓰려면 톤당 146원의 물값을 내야지만, 코 앞의 한강물은 비용이 35원 밖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요금 인상 때마다 반복하던 깨끗한 물 공급 약속은 어디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팽배한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은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지방의 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서울 상수도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지금 수돗물 불신은 한계에 왔다. 정부와 서울시는 검사방법상의 문제라는 식으로 우길게 아니라, 깨끗한 물을 위해 소양호 물이라도 끌어올 수 있다는 식의 발상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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