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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사기강습 기승 동남아 손님 �i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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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사기강습 기승 동남아 손님 �i느나

입력
200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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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강원도의 한 스키장을 찾았던 태국인 관광객 차왈릿 사사나티엔(36)씨 부부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기고 씁쓸히 고국으로 돌아갔다.난생 처음 스키장에 간 사사나티엔씨 부부는 마땅한 외국어 강습이 없어 고민하던 중 “하루 35만원만 내면 영어와 태국어 강습은 물론, 스키장비 대여까지 책임지겠다”는 30대 남자에게 선불조로 선뜻 20만원을 지불했다.

약속한 다음날 아침 스키장 입구에서 두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사기’란 걸 알아챈 사사나티엔씨부부는 스키장측에 항의했지만 “스키장내 모든 사설강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사사나티엔씨는 “한국에 스키관광을 왔던 사람들이 왜 다시 오지 않으려 하는 지 알았다”며 “앞으론 비싸도 서비스가좋은 일본으로 갈 것”이라고 소리높였다.

대만인 제니퍼 류(29ㆍ여)씨도 최근 강원도의 다른 스키장에서 사설 영어 강습을 받다 낭패를 봤다. 4시간에 25만원이나하는 스키장의 공식 강습비가 부담스러워 혼자 연습하던 제니퍼씨에게 ‘스키 선수 출신 재미 교포’라는 한 한국인 남자가 15만원에 종일 강습을 제안했다.

“강습 도중 제가 손목을 다치자 그 남자는 저를 슬로프 중간에 내버려 두고 도망치더군요. 20여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패트롤 카를 타고 내려와 치료를 받았습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동남아 스키관광객을 상대로 한 ‘강습 사기’가 기승을 부려 나라 망신을사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외국어로 강습을 해 주겠다고 속여 돈만 챙겨 달아나는 사기가 신고된 것만 스키장 마다 1주일에 2~3건에 달할 정도다.

대만, 싱가포르 등의 관광 관련 잡지와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미 ‘한국 스키장 사기 강습주의’라는 글 까지 잇따라 게재돼 강습사기꾼들이 달러를 들고 오는 관광객을 내쫓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한국스키장사업협회에 따르면 1990년 초부터 꾸준히 증가해 온 동남아 스키관광객은 관광객 유치 붐이 일기 시작한 98~99시즌(22만여명)부터 폭증, 99~2000 시즌에는 30만명에 육박했다.

협회 관계자는 “증가추세가 지속되던 스키관광객이 지난해 시즌에는 17%나 줄어든 24만2,000여명에 그쳤고 올해는 30% 이상 더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는 강습 사기가 입소문등을 통해 알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진단했다.

외국어 강습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관광공사와 일부 스키장이 지난해부터 외국어 가이드와 강사를 붙인 ‘펀 스키(Fun Ski)’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격이 일반 스키관광 상품의두 배에 달하고 수용 인원도 한 시즌 2,000여명에 그쳐 ‘관광객 붙들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국관광공사 행사1팀 정병옥(鄭炳玉)과장은 “사계절 눈이 내리지 않는 동남아 지역의 스키 관광객은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의주요 관광 수입원인 만큼 강습 사기 방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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