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의 벤처투자회사인 A사는 최근 증권 정보지 등에 자금위기설에 대한 부정적 정보가 끊이지않고 있다.활황때 수천억원대의 자금을 보유할 만큼 탄탄한 재정을 유지하던 이 회사는 무리한 투자로 인한 자금회수 어려움에다 게이트 파문까지 겹쳐 자금위기설이 나오면서 해외출장 중인 오너가 도피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여야 정치인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까지 파다한 이 회사는 경영난이나 비리연루설을 강력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벤처 게이트’ 후보 0순위라는 입소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이용호 진승현 윤태식 등 벤처 게이트 파문이 번지고 벤처업체에 대한 사정기관의 내사가 시작되면서 벤처업체들이 경영난에 더해 흉흉한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벤처 오너들은 잠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정보지 등에서도 게이트 파문에 따른 후폭풍으로상당수 중견 벤처업체들의 자금위기설과 내사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업체에 대한 검찰, 경찰, 금감원, 국세청의 전방위적 내사는 벤처업계로서는 전례없는 상황. 최근 금감원이 코스닥 등록 벤처들에 대한 내사를 통해 주가조작, 등록과정 위법혐의가 있는 벤처업체 리스트를 검찰에 통보,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첩보수집에 나서고 있고, 국세청 역시 일부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는 등 벤처업체로서는 거품이 꺼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벤처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한 창업투자사의 K임원은 “벤처붐이 일던 1999년부터 증자나 대출, 코스닥등록과정에서 주식 무상거래, 로비, 접대 등 위ㆍ편법을 동원하지 않은 벤처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최근 비리조사로 몸을 사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털어놓았다.
인터넷업계의 한벤처회사 임원 L씨는 “술좌석에서 누구나 알만한 정치인을 뒷배경으로 거론하며 자기 과시를 하던 벤처오너들이 요즘은 숨죽인 듯 하다”며 “코스닥 등록과정에서 치부를 많이 했던 몇몇 오너들은 잠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벤처업체들은 창투사나 보증기금 등으로부터 증자나 펀딩, 대출이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G창투사 관계자는 “업계 1ㆍ2위나 수익성이 확실한 업체가 아니면 투자심사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 기업협회 관계자는 “벤처파문은 무늬만 벤처인 업체들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게이트파문으로 인한 투자위축이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건전벤처까지 죽이고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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