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현주 on the road일상 탈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강력한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당장 떠나고 싶어진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늘 무언가에 ?i기며 사는 생활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달아날 궁리를 하게 만든다.
호주에 살고 있는 사진가 한현주(41)씨의 ‘on the road’(길 위에서ㆍ디자인하우스 발행)는 그가 호주인 남편 토니와 함께 캠핑카 한 대로 광활한 호주 대륙을 아홉 달 간 샅샅이 누빈여행의 기록이다.
떠돌면서 길에서 만난 인정과 풍경을 일기처럼 편안하고 짧은 글에 담았다. 친근한 느낌이 꼭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 같다. 직접 찍은 사진들엔 정감이 넘친다.
“2000년이니까 여행을 해야 해.”
단지 그 이유로, 그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하던 일을 팽개치고 길을 나섰다.
참 용감하고 속 편한 부부구나 싶다. 최소한의 살림만 챙겨 떠난 호주 대장정은 고달프지만 자유롭고 느긋했다.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행복감에 빠졌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많은 착한 이웃들을 만났다. 곳곳에서 마주친 정겨운 인연의 이야기 보따리를 책 속에 좌르르 끌러 놨다.
낙천적 기질과 유머가 느껴지는 글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긴여행의 깨달음을 지은이는 한 시인의 말을 빌어 요약하고 있다.
“진정한 삶의 즐거움은 여행 그 자체다. 정거장이란 언제나 우리보다 앞서 가고 있는 꿈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한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11년 전 헝가리 여행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독일과 헝가리에서 살았고 여러 나라를 여행한 이 부부는 호주 대장정을 마치고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의 브루니 섬에 정착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이 천국처럼 아름다운 인구 500명의 이 작은 섬에서 땅을 일구며 조용히 살고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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