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서울시민 중 대다수가 팔당댐의 남아 도는 맑은 상수원물 대신 기준치에도 못미치는 구의, 잠실 등의 오염된 한강물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구의, 잠실 등의 한강 원수는 대장균군이 100㎖당 최대 13만마리가 검출되는 등 상수원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나 수돗물 공급체계에 일대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팔당 원수 이용량은 1983~96년 하루 평균 170만~140만톤에서, 2000년 82만톤, 2001년 50만5,000톤으로 급감한데 이어 올해는 40만톤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80년대 중반 서울시 수돗물 급수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팔당 물 공급비중은 지난해에는 12.6%로 급락했고, 나머지는 구의, 잠실 등의 한강물로 공급받고 있다.
문제는 서울시민 대다수가 마시고있는 한강물은 대부분 수돗물 원수로 부적합한 반면, 팔당물은 수돗물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시가 공개한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풍납, 자양, 구의, 암사 등 한강취수장 원수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1,000마리 이하/100㎖ㆍ상수원2급수)를 최대130배나 초과한 13만마리나 발견됐다.
특히 일부 취수장 원수는 최근 6개월 내내 최하등급인 3급수 기준(5,000마리 이하)마저 초과, 상수원수질기준을 넘어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팔당댐 원수의 대장균군은 43~640마리에 그쳤다.
한강물은 송파, 강남, 서초의 일부지역과 양천구 신월동 등을 제외한 서울시 대다수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이 같은 수돗물 공급 왜곡은 건설교통부, 서울시 등 관련기관 간의 원수 가격 산정 견해차 등 입장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팔당댐 물을 공급하는 수자원공사측은“서울시가 ‘가격이 비싸다’며 자체 취수량을 늘리고 있다”며“시설 가동률이 44.5%에 그치는 등 팔당댐 물 300~400만톤이 남아돈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은 “팔당댐물이 톤당 110원(팔당물 146원, 한강물 35원) 가량 비싸 이용량을 줄이고 있다”며“원수 수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정수처리를 끝낸 수돗물은 모두 기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등은 “원수가 나쁘면 수돗물도 나쁠 수밖에 없다”고 지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대장균군은 수치가 높을수록 병원성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수가 나쁘면 정수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과소독으로 인한 발암물질성 소독부산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서울대 김상종(金相鍾ㆍ미생물학) 교수는 “정수만으로 대장균군 완전 제거는 불가능하다”며 “원수가 이 지경인데 ‘수돗물 바이러스가 없다’는 서울시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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