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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함께 간다"…감독-배우 파트너쉽 크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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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함께 간다"…감독-배우 파트너쉽 크게 강화

입력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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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영화의 ‘심도’가 깊어진 한 단면으로 영화계에서는 감독-배우의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오랜 파트너였던 배창호-안성기는 지난해 ‘흑수선’으로 오랜만에 조우했으나 흥행과 비평면에서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수 년 간 한국 영화계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감독과 배우가 또 다시 ‘파트너십’으로 올 영화계를 강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월 29일 개봉이 잠정 확정된‘복수는 나의 것’은 최근 3년 간의 블록버스터 중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으로 ‘정통 하드 보일드’라는 독특한 장르로 설정됐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와 다시 만났다.

2월 미 LA 현지 로케이션을 앞두고 있는 ‘챔피언’의 곽경택 감독.

비운의 복서 김득구로 유오성을 택했는데, 3억 5,0000만 원(러닝 개런티 별도)이라는 파격적인 개런티를 제시하고 그를 영화에 끌어 들였다.

현재 35% 가량의 촬영을 진행했는데, 단순한 ‘권투 영화’ 이상의 스토리라는 것 외엔 일체 노 코멘트다.

이창동 감독에 의해 진정한 영화 배우로 조련된 설경구는 3년 만에 그가 감독한 ‘오아시스’에 또 다시 주연으로 캐스팅돼 엄청난 ‘감량’으로 다시 화제를 몰고 왔다.

감독과 배우의 질긴 인연으로는 김기덕-조재현커플을 따라갈 이들이 없다.

조재현은 다른 영화에 비해 파격적인 개런티로 ‘악어’부터 ‘나쁜 남자’까지 5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조재현은 명실상부한 김기덕의 ‘페르소나’.

김기덕 감독은 “때로는 조재현과 공동 연출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감독-배우의 연결고리가 이처럼 강화되고있는 것은 일단 감독의 파워와 스타 파워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작품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예전 같으면 제작자나 투자자가 행했을 ‘캐스팅 압력’이 많이 완화됐고, 감독 파워가 커졌다.

스타 파워가 커지면서 스타들 역시 ‘감독을 선택하는’ 경향이 농후해진 것도 큰 변화이다.

“시나리오도 필요 없다. 주연 배우만잡으면 펀딩은 문제 없다”는 게 최근 영화판의 분위기이고 보면, 스타급 배우들의 몸값은 어느 때보다 높다.

배우들은 ‘나에게 맞는’ 감독을 골라 ‘롱런’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우리 영화계가 얼마나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가 하는 점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한 제작자는 “어떤 역을 맡겨도 걱정이 되지 않는 배우는 기껏해야 남자 배우 다섯(곽경택 감독은 셋이라고 했다), 여자 배우 셋 정도”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감독이 배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감독을 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감독-배우의 밀월 관계는 농익기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찬욱 감독이 말하는 ‘내가 송강호를 선택한 이유’

“전작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새로운 배역을 캐스팅하는 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딸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아버지 역할을 누가 잘 할 수 있을까, 당연히 송강호였다. 평소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막상 현장에서는 이렇다 할 지시가 필요없다. 그것은 신하균이나 배두나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역시 송강호는 천재다.”

▼곽경택 감독이 말하는 ‘내가 유오성을 선택한 이유’

“이번이 처음이었다면 아마 유오성이 갖고 있는 표정 중에서 놓친 것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친구’를 통해, 혹은 그 이후 술을 마시며, 놀면서, 혹은 다투기도 하면서 그를 더 많이 알았다. 때문에 ‘친구’ 때보다 촬영횟수가 더 많아졌다. 내가 그에게 더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김득구역은 난이도가 높다. 웬만한 배우로는 어림도 없다. 단단한 몸과 성실함…. 다른 선택은 없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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