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론사 파산의 후유증이 뒤늦게 미국 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를 강타했다.30일 서울 증시는 미 증시의 급락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24.58포인트(3.17%)나 빠졌다.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시점에서 출현한 ‘엔론 후폭풍’이 미국시장보다 더 큰 폭의 하락을 불러왔다. 새벽 마감된 미 다우존스지수는2.51%(247.51포인트) 하락한 9,618.24로 마감됐고, 나스닥지수도 2.62%(50.92포인트) 떨어져 또다시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그 동안 미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탄력을 받아왔던 서울 증시가 이날은 개장 초부터 맥을못 추고 추락해 한 때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주가 폭락의 직접적 원인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과개인이 매수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무려 2,192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특히 금융주와 전기전자 등 대형 우량주를 집중 매도해 부분적으로차익을 실현하면서 매수측면에서는 관망세를 보였다.
지수 750선이 무너짐에 따라 시장은 다시 조정의 폭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조정 불가피론에 비중을 실었다. 삼성 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시장의 폭락으로 외국인 매수세도약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조정기간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조정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지수 20일 평균선인 740선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오르지는 않더라도 버텨 주기만 하면 서울 증시는 차별적으로상승할 수 있으나 이번처럼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일 때는 어쩔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기업 부실회계의 여파가 금융불안으로 확산될 경우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재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조정 폭에 대해서는 “미국 증시가 앞으로하루, 이틀 사이에 추가 하락할 지, 반등할 지가 중요한 변수이나, 지수 74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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