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탄생시킨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동남아시아에‘CDMA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의 CDMA 전국 서비스를 계기로 중국 경제의 영향권에 있는 동남아시아 각국들이 CDMA 서비스 도입을서두름에 따라 유럽방식(GSM)보다 앞서 3세대(3G) cdma 2000-1x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있다.■확산되는 CDMA 채택
중국은 지난해 구축한 1,515만 회선을 이용, 지난 8일부터 전국 300개 도시에서 CDMA 서비스에 들어갔다.중국의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GSM방식이 전체 시장의 92%를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지만, 이제 막 출발한 CDMA 서비스도 현재 100만명 가입자가올해말 1,50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CDMA 전국 서비스 개시는 주변 국가로 번져 지난해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도CDMA 서비스를 계획중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올 상반기내에 장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고, 특히 캄보디아는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목표다.미얀마는 9월중 수도 양군 등 주요 도시에 CDMA시스템을 도입할 계획. 이밖에 인도가 올해 7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CDMA망을 구축할 예정이고,인도네시아에서도 조만간 2~3개의 CDMA 사업자가 생길 전망이다.
북한의 CDMA 채택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월15일김일성 주석 생일 전까지 이동전화 서비스 개통을 지시한 상태. 전력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서비스를 한다면 CDMA 방식일 가능성이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정보통신부 정진규(鄭鎭圭) 이동통신해외진출팀장은 “북한이 이동전화서비스를 하려면 3세대를 채택해야 하는데, 3세대를 상용화한 것은 CDMA뿐”이라며“중국이나 한국으로부터의 CDMA 기술 도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말했다.
■부산한 CDMA 관련산업
국내 CDMA 장비 제조업체들은 올해 중국 CDMA 장비 시장의 50%,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상반기중에 cdma 2000-1x 장비를 포함한 2,000만 회선 규모(30억달러)의 CDMA 장비 2차 입찰을실시할 계획. 지난해 1차 입찰에서 탈락한 LG전자는 수주를 벼르고 있고, 삼성전자는 합작사를 통해 입찰에 나설 방침이다. 신영텔레콤, 영우통신등 중견 업체들도 직접 또는 합작법인을 통해 CDMA 중계기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중국의 CDMA 휴대폰 예상 수요는 600만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중국 현지에 각각 연간 100만대, 12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합작공장을 설립했다. 팬택은 중국 닝보버드사 등과 CDMA 휴대폰 6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텔슨전자도 3월말까지 34만대(6,000만달러 규모)를 공급한다. 중국 정부의 수입 인증을 받은 SK텔레텍은 연말까지 휴대폰1억달러 어치를 수출한다는 목표다.
현대큐리텔은 인도 시장에 진출, 지난해 12월 CDMA 휴대폰 30만대 수출계약을 맺었고 올 연말까지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LG전자는 합작사인 SLD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CDMA 사업권을획득함에 따라 상반기중 실시할 CDMA 장비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정통부는 아시아 지역 CDMA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2월) 미얀마 태국(3월)인도(4월) 인도네시아(5월) 등지에서 이동통신 로드쇼, 장관 회담, 차관급 전문가 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나친 낙관ㆍ과속은 금물
CDMA 종주국이라고 해서 항상 우월적위치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 유명 통신장비 업체들의 견제는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자사 브랜드부착 휴대폰을 공급할 수 있는 미국 모토로라사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해온 팬택에게 아직도 중국 물량을 배당해주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도 지난해 1차 장비 입찰 당시 미국, 캐나다, 스웨덴 업체보다 한국 업체에 수주 물량을 적게 배정하는 등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다.중국의 CDMA망이 아직 안정되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CDMA망이 안정되기까지에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갈길 바쁜 국내 CDMA 업체로서는그만큼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 된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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