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智元)의 청와대’가 시험대에 올랐다.지난해 11월8일 민주당 쇄신파의 요구로 청와대를 떠날 때나, 80일 만에 정책특보로 복귀한 지금이나 박 특보는 힘과 견제의 중심에 서 있다.
직함은 정책특보이지만 그가 전윤철(田允喆) 신임 비서실장이 주로 챙길 경제 이외의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 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더욱이 신임 조순용(趙淳容)정무수석, 박선숙(朴仙淑) 공보수석 등 새 비서실 라인업은 박 특보와 호흡이 잘 맞는 인물들로 짜여졌다.
김진표(金振杓) 정책기획, 한덕수(韓悳洙) 경제, 임성준(任晟準) 외교안보, 김상남(金相男) 복지노동수석 등도 실무형이어서 박 특보와 각을 세울일이 없다.
박 특보가 중심에 섰기에 여권의 에너지를 결집시켜 난국을 돌파하면 공이 돌아오겠지만, 역풍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그를 택한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기회이자 위기라는 사실을 박 특보도 잘 알고 김 대통령도 잘 안다. 김 대통령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박 특보를 택한 이유는 현 정국이 어려우며 청와대와 내각의 이완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특보는 문화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0년 9월20일 ‘한빛은행 부정대출 의혹사건’으로 그만두었다가 지난해 3ㆍ26 개각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복귀했다.
두 번의 낙마를 극복한 데는 김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1983년)부터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4년1개월의 최장수 야당 대변인을 해오는 등 지난 세월 동안, 신뢰의 동아줄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신임이 모든 것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박 특보의 선택은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쇄신파’로 부터도 벌써 화살을 받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박 특보를 호가호위하며 큰 소리를 치는 공직자들이 있을수 도 있다. 친소를 떠나 사람을 쓰고 가까이 하는데 보다 엄격한 처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두 번의 복귀는 힘과 함께 그만한 무게의 책임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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