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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윤락가 불 1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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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윤락가 불 12명 사망

입력
200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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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윤락가에서 또 불이 나 여종업원 등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는 윤락녀 5명이 사망한 2000년 9월 대명동 윤락가 화재 이후 1년여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어서 윤락가 화재예방에 허점을 또 드러냈다.◈ 발생

29일 오전 11시10분께 군산시 개복동 속칭 ‘텍사스 촌’ 윤락가내 슬라브 2층 ‘아방궁’ 유흥주점에서 불이 난 뒤 옆 건물인 ‘대가’ 유흥주점으로 옮겨 붙어 ‘대가’ 업주 김모(24)씨와 여종업원 10명 등 모두 11명이 질식사했다.

또 4명이 군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모두 의식을 잃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방궁’에서 발생한 불이 삽시간에 옆 건물인 ‘대가’ 유흥주점으로 번져 건물 2채가 모두 전소됐고, 두 건물에 있던 종업원들이 모두 숨지거나 부상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10대와 소방관ㆍ경찰 등 40여명이 출동해 30분만에 진화됐다.

◈ 현장

양 업소 여종업원들은 전날이 휴무일이어서 ‘대가’에 모여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신 뒤 2층에서 잠들었다 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후 비명과 고함소리에 놀라 깨어난 종업원들이 좁은 철제 계단으로 몰려들면서 잇따라 쓰러져 집단적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종업원들의 시신도 집중적으로 계단 인근에서 뒤엉킨 채 발견됐다.

또 방마다 방음과 난방을 위해 천장, 벽 등에 스티로폼과 판자를 덧붙여 놓아 순식간에 불이 옮겨 붙고 곳곳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해 피해가 컸다.

◈ 수사

경찰은 이들이 함께 회식을 했던 숙소 입구에 석유난로가 있었던 점으로 미뤄 난로 과열이나 전기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화재 후 달아난 두 업소 실제 소유주 이모(37)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불법적으로 설치된 계단 등 건물 내 시설물의 적법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개복동 윤락가는 서울 미아리 텍사촌과 유사한 영업을 하는 곳으로 20여개 업소가 몰려있으며,이곳에서 1㎞정도 떨어진 대명동 윤락가(일명 쉬파리 골목) 건물에서도 2000년 9월 화재로잠자던 윤락녀 5명이 사망했다.

◆사상자 명단

▦김인식(24ㆍ남ㆍ전북 군산시 개정면) ▦주미애(24ㆍ군산시 동흥남동) ▦신현화(26ㆍ군산시 동흥남동) ▦황연순(27ㆍ군산시 둔율동) ▦임미화(28ㆍ전북 익산시 갈산동) ▦유순자(22ㆍ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한석형(23ㆍ남제주군 성산읍) ▦이영애(24ㆍ제주 제주시 연동) ▦임미량(24ㆍ전남 나주시 반남면) ▦김정숙(28ㆍ경남 마산시 회현동) ▦김경애(33) ▦김미옥(27) ▦김혜숙(27ㆍ이상 주소미상) ▦윤영란(나이ㆍ주소 미상)▦신원미상(이상 여)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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