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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兩性평등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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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兩性평등사회

입력
2002.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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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들었던 강의 내용이다."근대화가 무엇을 의미하지요? 사람들이 평등하게 살게 된 것을 뜻합니다. 전근대사회는 신분제도 아래 윗사람과 아랫사람 간 차별이 심했지요. 오늘날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게 살아갑니다.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바치며 노력했지요."

■오늘날 귀족과 평민이나 상전과 노비같은 불평등한 신분관계는 사라졌다.

그러나 남녀 간의 차별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다. 가족 내부 질서나 사회생활의 관행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현상은 아직도 심각하다.

우수한 여성인력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면서 출산과 육아는 물론, 집안을 꾸려나가는 무거운 책임은 대부분 오로지 여성에게 맡겨두고 있다.

여성들도 창조적인 일을 해서 살아가는 기쁨을 누릴 권리가 있는 존재라고 잘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여성부가 29일로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주요 조직이 차별개선국과 권익증진국이듯 그간 사업은 차별을 시정하는 일이 중심이었다.

유일한 소속 위원회도 남녀차별개선위원회이고, 영어이름도 '성 평등부'로 되어 있다.

가부장사회의 잔재가 뚜렷한 우리 사회의 낙후성을 여성부가 상징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는 할당제와 출산 육아비용의 사회 분담을 명시한 모성보호법 개정노력을 여성부 1년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고 있다.

■여성부는 주로 정책을 개발하고 조정하는 일만 한다.

그래서 여성정책은 각 부처가 도와줘야 하는데 자칫하면 업무 간섭처럼 보여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사회 전반에 걸친 여성정책의 수행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문제다.

지금까지 여성부의 가장 큰 힘은 대통령의 관심이었기 때문에 자생력 확립이 절실하다.

싸워서 얻어내는 쟁취도 필요하지만 논리적인 설득이 병행되어야 사회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다. 여성부가 출범 1주년을 맞아 TV 캠페인 등 홍보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자생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모든 여성이 명실상부한 근대화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여성부가 강인한 생명력을 갖추기 바란다.

최성자 논설위원

sj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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