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시인이자 언론인인 조영서(曺永瑞ㆍ70)씨가 경남 통영시 주최, 청마문학회(회장 문덕수ㆍ文德守)가 주관하고 한국일보사가 후원하는 제3회 청마(靑馬)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수상작은 지난해 10월 발간된 시집 ‘새, 하늘에 날개를 달아주다’(문학수첩 발행).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춘수ㆍ金春洙 시인)는 “조씨의 시집은 사물과 세계를 구축하고 조형하여 보여주는 언어 실험의 시로, 한국적 이미지즘의 한 궁극을 개척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집의 표제가 된시 에서 조씨는 ‘새는 하늘에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하늘이 날아갔습니다’(‘날개’ 전문)라고 노래했다.
심사위원들은 “‘날개’를 비롯한 조씨의 짧은 시편은 시가 메시지를 말하기보다 사물과 세계를 구축하고 엮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바로 그것 때문에 언어의 힘과 현실성을 획득하고 있다”고평했다.
또 ‘해걷이 바람꽃이 한 뼘 빛을 달래는, 꽃잎 지는 해름길은 오싹하다’(‘봄까치꽃’에서), ‘별이 일렁이는 푸른 달빛을 잘게 잘게 써는’(‘보리피리’에서), ‘가을빛 삭인 날 살 익는 저녁노을’(‘노을눈썹’에서) 등의 시구에서 보듯 찰나적인 체험을 고전적 절제로 영속화하는 언어 구사를 통해, 밀도 높은 서정을 투명한 이미지로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조씨의 이번 시집은‘언어’(1969) ‘햇빛의 수사학’(1979) 이후 22년만에 낸 세번째 시집.
1957년 ‘문학예술’ 지로 등단한 그는 1970년대 중반 한국일보편집부국장을 지내는 등 언론계에서도 오래 일했다.
청마문학상은 한국시문학사에 큰 자취를 남긴 ‘깃발’의 시인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ㆍ1908~1967)의 문학정신을 기려 제자와 후학들이 제정했으며 1회는 김춘수, 2회는 김윤성(金潤成) 시인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3월 12일 오후2시 경남 통영시 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리며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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